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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eace Foundation 평화재단

백용성조사 탄생 156주년 기념 토론회

백용성조사의 불교혁신과 사회참여, 그 의의와 창조적 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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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3
등록일
2020-06-23

백용성조사의 불교혁신과 사회참여, 그 의의와 창조적 계승

탄생 156주년을 기념하여 2020년 올해는 용성스님이 독립운동가로서 활약하게 된 근본적인 배경과 사상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조선의 오랜 숭유억불 정책과 왜색불교의 침투로 불교가 천시받고 왜곡될 때, 용성스님은 오히려 불교의 근본정신을 강조하며, 청정계율과 수행기풍을 확고히 했습니다. 또 누구나 쉽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접할 수 있도록 불경을 우리말로 번역하고, 도심포교와 선농불교를 통해 불교의 대중화, 생활화를 적극적으로 실천했습니다. 용성스님의 이러한 불교개혁과 사회참여가 과연 동아시아 근대불교사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문명전환의 시대에 어떤 비전을 줄 수 있는지, 국내 불교연구의 손꼽히는 학자들을 모시고 청해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개요

일시 :
2020년 6월 23일(화) 오후 2:00-4:30
장소 :
조계사 전통문화예술공연장
주관 :
사단법인 독립운동가백용성조사기념사업회
후원 :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프로그램

14:30
사회
조 민 (평화재단 지도위원, 정치학 박사)
14:35
발표 1
용성진종의 불교 개혁과 불교사적 의의
조명제(신라대학교 역사문화과 교수)
15:05
발표 2
근대한국불교에서 용성 선사의 역할과 불교사적 의의
조성택 (고려대학교 철학과 교수)
15:35
전체토론 및 질의응답
조민, 조명제, 조성택, 법륜스님
백용성조사 탄생 156주년 기념 토론회

용성조사의 불교혁신과 사회참여, 그 의의와 창조적 계승

발표 요약

■ 발표1
‘용성진종의 불교 개혁과 불교사적 의의’(조명제 신라대학교 역사문화과 교수)
○ 여성에게 열린 선과 이해 방향
- 용성은 만일참선결사를 결성하고 참여자를 모집하며 재가자도 받아들였다. 이 결사에 비구니 1명과 3명의 재가여성이 참가하였던 사실이 주목된다. 용성조사가 설립한 대각교는 부인선회나 부인선원을 개설하여 여성에게 선 수행을 개방하였다.
- 이러한 경향은 당시 불교계의 여성관과 일정한 차이가 드러난다. 당시 불교계가 여성을 여전히 불교 근대화의 주체로 설정하지 않았던 한계를 보여준다.
- 식민지 조선의 불교계에서 여성 문제에 관한 관심이 낮았던 현실을 감안하면 용성과 대각교에서 선을 여성에게 개방하고, 재가 여성이 안거까지 참여하였던 양상과 의미에 대해서 향후 다각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 근대성이라는 기준에서 여성의 선 수행을 바라보고자 한다면 개인의 내면적 자각이 어떻게 드러나는지에 대한 엄밀한 규명이 필요하다.
- 그런 면에서 근대 일본에서 선이 개인의 주체적 자각, 특히 여성이 각성하는 지도원리와 같은 흐름이 (대각교의) 부인선원의 여성들에게는 드러나지 않는다.
- 다만, 용성이 당시 여성에게 선을 개방한 것은 오늘날의 현실에 비추어 보아도 높게 평가할 수 있으며, 향후 불교가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커다란 시사점을 준다고 하겠다.
○ 불전의 번역과 의의
- 용성은 1921년 8월에 삼장역회를 설립하여 근대불교계에서 본격적으로 불전을 번역하였다.
- 식민지 조선의 불교계에서 불전의 번역이 용성에 의해 본격적으로 추진되었고, 번역의 종류와 출판 분량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 용성이 불전을 번역한 종수와 간행 부수가 적지 않다고 해서 불교의 대중화로 이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번역과 출판 사업은 근대계몽기에 문명화의 핵심적인 과제였다. 따라서 용성의 불전 번역에 대한 의미도 불교라는 틀에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근대성과 관련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용성의 불전 번역은 대체로 1920년대 초기의 국한문체 중심에서 1920년대 후반이 이르면 한글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당시 번역과 글쓰기의 변화를 용성이 적극적으로 수용하였음을 보여준다
- 다만 용성이 선택한 텍스트는 대부분 전근대적인 불교의 사유구조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나아가 근대학문적인 방법론에 의해 재생산한 것도 아니고, 근대적인 재해석을 거친 것이 아니다.
- 결국 당시 불전의 번역이 근대적인 재해석을 통하여 새롭게 제시된 불교학의 성과를 기반으로 한 작업이 아니라 단순히 어학적인 전환에 그친 한계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 승려 결혼에 대한 비판과 이해 문제
- 현재 한국 불교계에서는 이른바 ‘대처’가 한국 불교의 전통과 계율을 변질시킨 것이며 왜색불교라고 비난하는 관점이 대부분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1950년대에 전개되었던 ‘비구․대처 분쟁’의 결과로 탄생한 조계종의 정통성을 내세우는 논리와 관련하여 ‘대처’문제를 다루고 있거나 ‘대처’라는 현상 자체를 일제의 식민지 불교정책의 영향과 일본불교의 모방에 따른 결과로 단순화시켜 이해하고 있다.
- 용성은 1926년 5월과 9월에 두 차례 건백서를 조선총독과 내무성에 제출하였다. 그런데 9월의 건백서에서 용성은 승려의 혼인과 육식을 금지하든지 아니면 계율을 잘 지키는 승려를 몇 개의 본사에 자리를 잡게 하여 청정 사찰을 복원하고 마음 놓고 수도하게 하여 파계승과 지계승을 구별하여 조화롭게 받아들일 수 있기를 탄원하였다.
- 일본 근대의 재가주의 불교는 출가자가 아니라 재가자가 교단 운영과 실천의 주체였다. 이러한 재가불교운동의 특징은 많은 교단이 전통불교의 종교양식을 계승하면서 독자의 종교양식을 만들어 가고, 현세에서 개인의 구원과 사회 구원을 지향하며, 근대 이후 형성된 새로운 종교운동이다. 이러한 재가주의 불교의 대두는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 승려의 결혼 현상에 대해 계율이라는 차원에서만 바라보는 것은 곤란하며, 오히려 불교의 근대화라는 차원에서 규명할 필요가 있다.
- 승려의 결혼 문제는 단순히 일본불교의 영향으로만 단정할 것이 아니며, 식민지 조선의 불교계에서 불교의 근대화와 관련하여 불교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하는 것과 관련된다.
○ 용성은 일관된 수행자의 면모를 갖고, 다양한 불교 개혁을 통해 식민지조선의 불교가 전근대적인 틀을 벗어나서 근대적인 불교로 지향하는 과정에서 가교 역할과 토대를 형성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다만 낡고 좁은 시각에서 접근한 기존 연구의 한계에서 벗어나 근대사상사의 시각에서 새로운 연구와 접근이 요구된다.


■ 발표2
‘근대한국불교에서 용성 선사의 역할과 불교사적 의의’(조성택 고려대학교 철학과 교수)
○ 근대한국불교의 ‘불교사’적 의미
- 근대한국불교는 한반도 내에서의 ‘사건’일 뿐 아니라 불교사적 사건이었다는 역사 인식이 중요하다. ‘근대불교’는 한·중·일, 동 아시아 불교 권에서만이 아니라, 유럽의 식민지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전개되던 문제였다. 이러한 ‘세계불교사적 사건’의 배후에는 당시 유럽에서 열기를 띠고 있던 근대불교학의 영향이 있었다.
- 근대불교학은 유럽인들에 의해 새롭게 재구성된 동양전통이었지만 전통적으로 불교를 신앙하던 지역에 곧 바로 영향을 미쳤다. 이를 통해 불교는 동양의 지식인들에게 자신들의 ‘동양적 정체성’을 확인하고 자신들의 근대적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근대한국불교는 유럽을 포함하여 아시아 불교권의 불교사적 사건이라는 역사인식을 통해 보다 정확하게 파악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한국불교는 식민지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근대적인 것’의 대부분이 일본을 통해 소개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 점은 두 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하나는 당시 조선의 불교 지식인들의 착시 현상이며 두 번째는 그 착시현상으로 인해 ‘새로운 불교’를 상상하는 불교적 상상력이 제한되었다는 사실이다. 근대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불교중흥을 꿈꾸는 조선 불교인들에게 일본불교의 모습은 ‘우리도 가능하다’라는 희망을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래의 조선불교를 상상하는 조선불교인들의 상상력은 일본과는 다른 미래의 조선불교를 상상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 ‘만해’를 중심한 근대한국불교 이해의 문제
- 만해를 비롯한 조선불교 주요 선각자들이 역설한 조선 불교의 개혁 모델과 지향점은 결국 일본의 근대불교였던 반면, ‘본래로 돌아가는 길’을 택한 용성의 선택을 두고 한국학계에서는 전통주의, 보수적 개혁, ‘전통과 근대를 잇는 가교’ 등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만해를 근대한국불교의 중심에 놓고 용성을 바라보는 학계의 관점과, ‘근대불교’를 바라보는 시야의 협소함 때문이다.
- 먼저 만해와 같은 선각자들의 불교개혁론은 아카데미즘적인 ‘기획’이었을 뿐 실행의 구체성이 담보되지 않은 관념적 이론에 불과하며, 문명개화기 지식인들에게서 보이는 ‘자기 과시적 계몽활동’으로 비춰진다. 그들의 개혁론은 실천이 부재한 현실적응의 논리에 그침으로써, 근대의 ‘적응’과 ‘극복’이라는 이중과제 중 근대극복이 빠진 모방적 근대화에 불과하다는 한계가 있다. 당시 사회진화론과 같은, 제국주의적 근대화론을 기반으로 조선불교 개혁을 역설한 만해를 중심에 놓고 ‘본래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한 용성을 전통주의자라고 평가하는 학계의 일반론은 이제 재고되어야 한다.
- 한편 만해를 비롯한 조선불교 개혁론자들에게 ‘사회진화론’은 자신의 시대를 이해하고 나아갈 바를 결정해주는 일종의 세계보편원리와 같은 것이었다. 사회진화의 원리에 입각한 그들의 개혁론은 실제적으로 사회를 진화 시키려는 구체적 노력이나 실행계획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들의 개혁론은, 물론 훌륭한 내용이며 중요한 역사적 문건이지만, 결국 근대모방론이었으며 ‘성급하게 서두르기’만 하는 모방적 근대화에 불과하였다.

○ 불변수연不變隨緣의 삶, 용성
- 전통적 가치를 통해 성취된 근대성은 제국주의를 뒷받침했던 서구적 근대를 비판하고 극복하는 힘이 된다. 용성의 삶과 행적을 새롭게 이해함과 동시에 ‘모방적 근대화’에 급급해온 지난 100년 우리의 삶을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용성에게서 본래로 돌아간다는 것은 ‘보수’ ‘전통주의’가 아니라 ‘바른길’ 즉 정법(正法)을 확인함으로써 그것을 지도삼아 새로운 길을 향한 혁명의 출발점을 세우는 것이었다. 용성은 석존의 가르침, ‘깨달음’으로 그 길의 기준을 세웠고 그것을 ‘대각’이라 하였다. 인류문명사에서 보자면 정법이 흔들릴 때 종교는 늘 ‘본래의 가르침’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새로운 길을 찾았다.
- 용성은 부처님의 정법이 ‘불변수연’하는 것이라면 지켜야할 ‘불변’의 절대적 가치는 무엇이며 시세에 따른 ‘수연’의 내용은 어떠한 것인가의 절박한 물음 앞에 서 있었다. 용성은 일생을 통해 성실하게 자신의 답을 선택하고 결단하였다.
- 불변수연은 용성의 역사의식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삶과 행적을 집약적으로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용성은 처음부처 마지막까지 ‘선사’였다. 그러나 시절인연에 다른 그의 행적은 다채롭다. 때로는 독립투사였고, 때로는 법사였고, 번역가였고, 때로는 사업경영인이기도 하였으며, 때로는 어린이들을 위해 풍금 치고 찬불가를 가르치는 교사이기도 하였다.

○ 결론: 용성의 삶에서 배우는 교훈과 창조적 계승
- 일본의 근대불교 그리고 그를 모방하고자 했던 조선의 불교 개혁론의 문제는 그 배경에 오리엔탈리즘에 기반 한 유럽근대불교학이 있다는데 그치지 않는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그것이 근대화의 ‘패스트트랙’이었다는 문제다. ‘전통’이었던 불교가 유럽인들의 손을 빌어 하루아침에 갑자기 ‘근대’로 전환되었던 것이다. 일종의 ‘속성근대’였다.
- 반면에 전통적 가치에 기반 했던 용성의 개혁들은 힘겹고, 더디고, 고단한 과정이었다. 어찌 보면 완성하지 못한 일들이 더 많다. 그러나 지속성의 면에서 보자면 무한한 힘의 원천이다. ‘전통’이라는 내부의 추동력에 기반 한 것이기 때문이다.
- 근대의 피로감이 극에 달한 지금 한국불교는 근대를 극복하고 탈근대를 지향하는 힘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용성이 추구했던 ‘더디지만 바른 길’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그가 제시했던 3대 교화지침, 불교의 생활화·대중화·지성화를 바탕으로 오늘에 맞는 실천지침을 만들어 가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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