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콘서트
2016 청춘콘서트 & 청춘박람회 - "청춘콘서트편"
- 조회
- 57
- 등록일
- 2016-05-21
2016 성년의 날 맞이
세상을 바꾸는 우리들의 주문 얄리얄리얄라셩- 청춘콘서트
개요
출연진 청춘콘서트 - 법륜스님, 김제동, 박원순 시장, 노희경 작가, 김태우, 볼빨간 사춘기, 아웃사이더, 요술당나귀, 김지수, 조문근밴드, 빅베이비드라이버, 버스터리드, 아마다스/청춘박람회 - 청년단체 82팀, 플리마켓 152팀, 푸드트럭 13대 참여
일 시 2016년 5월 21일 (토) 12:00-22:00
장 소 서울시청 광장 & 무교로 일대
•사전신청 15845명('청춘버스: 전국 16대)
•서포터즈 495명 (총괄기획본부 52명 운영본부 61명 조직본부 22명 콘서트 250명 박람회 110명)
모금액 6,416,490원
주 최 : 평화재단 / 서울특별시 / 김제동과어깨동무
참가자 : 법륜스님, 김제동, 박원순 서울시장, 가수 김태우 등
*아래 포스팅은 정토회 스님의 하루에서 스크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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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내내 무교로 일대에서 펼쳐졌던 청춘박람회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서울시청광장에서 청춘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어슴푸레 저녁이 되자 청년들은 오늘의 메인 행사인 청춘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시청광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미 6시부터 많은 인파가 모여들면서 인산인해를 이루기 시작했고, 6시 30분이 되자 드디어 1만명의 청년들이 시청광장 드넓은 잔디밭을 가득 메웠습니다.
첫 번째 무대에 오른 인디밴드 ‘요술당나귀’가 카페라떼 노래를 시작하자 시청광장은 순식간에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이어서 인디밴드 ‘버스트리드’, ‘아마다스’의 공연이 계속되면서 청춘콘서트는 축제의 기운을 한껏 뿜어내었습니다.
오프닝 영상에서는 청춘콘서트를 준비한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이 비춰졌는데, 오늘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청년 사회자 두 명이 무대에 올라와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1만 청춘들의 염원을 담은 신비한 주문을 청중들에게 소개했습니다. 사회자가 “세상을 바꾸는 우리의 주문” 이라고 선창을 하자 1만명의 청춘들도 큰 소리로 함께 외쳤습니다.
“얄리얄리 얄라셩~”
한국 사회의 현실은 갈수록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살기가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청년 자살률 세계 1위, 출산율 세계 최저, 줄어드는 청년 일자리,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사회 등 답답한 현실로부터 잠시 벗어나 시청광장에 모인 1만 청년들은 한 목소리로 희망을 염원하는 듯 했습니다.
이어서 오늘 청춘콘서트를 준비하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뛰어준 청년단체 대표 4인의 여는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청년포럼 대구 대표인 손주희님은 “5년 전에 소박하게 시작했던 청춘콘서트가 오늘 1만명의 청춘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청광장에서 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라고 소감을 말하면서 “아직도 대구와 같은 지역에서는 이런 기회가 적어요. 청년포럼은 지역에 있는 청년들과도 희망을 만들어가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하고 다짐을 말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선선한 초여름 밤, 푸른 잔디밭에 모여 앉아 있으니까 기분도 참 좋고, 낭만적인 느낌도 들었는데요. 이렇게 좋은날 더욱더 감성적이고 로맨틱한 이야기 보따리를 펼쳐주기 위해 노희경 작가님이 무대 위로 걸어 나왔습니다. 행복 토크의 첫 번째 게스트로 나온 노 작가님은 “사랑과 연애”를 주제로 청년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작가님은 최근 새로운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로 우리 곁에 다시 찾아와서 대중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데요. 사회자가 “잠시 후면 본방 할 시간인데 청년들이 모두 여기에 와 있어서 큰일났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유쾌한 웃음 속에 대화가 진행됐습니다.
사회자가 “사랑을 할 때도 밀당을 하면서 자꾸 계산을 하게 되는데, 사랑이 너무 어렵다”라고 질문하자 노 작가님은 “우리는 상대를 자극하고, 나도 자극받는 것에 너무 길들여져 있는 것 같아요. 쉽게 말해서 잘해줘도 지랄, 못해줘도 지랄, 끊임없이 지랄하는데...”라며 “자기가 지랄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멈추지 못하는 것 같아요. 내가 지랄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차릴 수 있어도 극복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라고 말해 청년들의 속을 후련하게 해주었습니다.
노희경 작가님과의 토크가 끝나자 1만 청년을 깜짝 놀라게 할 특별 게스트가 무대로 올라왔습니다. 특별 게스트는 바로 인기 절정의 여배우 한지민씨와 신민아씨였습니다. 두 여배우가 나타나자 청년들은 열렬히 환호를 하며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두 분은 청년들을 응원하기 위해 특별히 시청광장을 찾았다고 하면서, 응원의 메시지를 한마디씩 해주었습니다. 먼저 한지민씨는 “저도 20대 때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항상 현재를 즐기지 못했던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 현재에 늘 깨어 있고 즐기시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라고 응원해 주었고, 신민아씨는 “삶이 힘들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가까운 사람들을 챙기면서 소소한 행복들을 느끼면서 지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행복하세요.”라고 응원해 주어서 청년들의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스님은 노 작가님에 이어서 두 번째 행복토크 게스트로 무대 위에 올랐습니다.
스님은 늘 해오던 방식 그대로 즉문즉설 방식으로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먼저 즉문즉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오늘 스무살 성년이 된 분들을 위해 축하 인사를 해주었습니다.
“5월 16일이 무슨 날이었는지 아세요? 성년의 날입니다. 성년이 되었다는 것은 한 사람으로서의 완성된 인간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성년의 날을 맞는 분들이 여기 계시면 손 한번 들어보세요. 우리 모두 이분들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박수 한번 보내줍시다.(모두 박수)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났다고 다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아직 완성이 안 됐다’는 의미에서 미성년이라고 하지요. 미성년일 때는 스스로 삶을 다 책임지고 살지 못 하기 때문에 누군가의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미성년자에게는 보호자가 필요하지요. 주로 부모님이 보호자가 됩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안 계시면 삼촌 등 제3자가 보호자가 됩니다. 미성년자는 보호자의 도움과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동시에 보호자의 말을 들어야 할 의무도 있습니다. 그런데 20세, 보통 만 18세가 넘으면 육체적으로는 거의 다 성장을 해서 완성된 사람이 됩니다.
이 때 육체적으로만 성년이 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존 또한 스스로 책임져야 합니다. 누구로부터 보호받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인생을 책임져야 하고, 스스로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부모나 보호자에게 위탁했던 권리를 가져와서 이제 스스로 결정을 해야 합니다. 성년이 되어서 좋은 점은 결정을 스스로 한다는 것이고, 나쁜 점은 인생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성년은 권리와 책임을 모두 갖습니다.
오늘부터 성년이 되시는 분들은 이제 부모로부터 독립을 해야 합니다. 꼭 집을 나가는 것만 독립이 아니라 같은 집에 살더라도 방값, 밥값, 옷값을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 집 밖에서 돈을 벌어서 값을 지불하는 방법도 있지만, 집 안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2시간 동안 밥하고 청소해 놓고 부모님 깨워서 ‘식사하십시오’ 하고, 저녁에 귀가해서도 1시간 정도 청소를 하는 겁니다. 지금 최저임금이 약 6,000원이니까 하루에 3시간 이렇게 하면 18,000원이 되고, 그렇게 30일을 하면 540,000원이 되니까 그 정도면 자립이 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러니까 최저임금을 조금 더 올려야 되겠지요? 그래야 자립하기도 더 쉬워지니까요.(모두 웃음)
또 이렇게 하면 부모님이 ‘우리 아이에 대해서는 내가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 내가 신경 안 써도 잘 살아 가겠다’ 하고 생각하시게 되기 때문에 명실상부한 자립이 되는 겁니다. 그러면 이제 부모님의 말씀을 더 이상 들어야 할 의무도 없어지는 거예요.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은 참고만 하면 됩니다. 부모님은 자식을 사랑하시니까 자식한테 좋은 말씀을 해 주시잖아요. 가능하면 부모님의 말씀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되 결정은 스스로 하면 됩니다. 그러니 더 이상 어떤 일의 결과를 두고 ‘어머니가 그렇게 하라고 하셨잖아요!’ 이렇게 얘기하면 안 됩니다. ‘부모가 반대해서 결혼 못 한다’ 이렇게 얘기해도 안 됩니다. 물론 부모님도 반대할 권리가 있어요. 그러나 성년이 된 사람은 그런 부모의 의견을 수용할 권리도 있고, 수용하지 않을 권리도 있어요. 성년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견을 받아들이든 안 받아들이든 스스로 결정권을 갖는 게 성년입니다. 그래서 성년이 되면 나라에서도 그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인정하는 의미에서 투표권을 주지 않습니까. 투표를 한다는 것은 나라의 주인이 된다는 의미이니까요.
오늘 성년이 되신 분들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우리 모두 다시 한번 성년이 되신 분들을 위해 큰 박수를 보내드립시다.”(모두 박수)
1만 청년이 스무살 청년들에게 보내는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질문을 받겠다고 하자 번쩍 손을 든 4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 중에서 한 젊은 여성 분은 아기를 낳지 않기로 남편과 합의하고 결혼을 했다고 하면서 그런데도 주위에서 자꾸 왜 아기를 낳지 않느냐는 질문을 자꾸 받아서 고민이 된다고 질문했습니다. 스님은 답변을 듣고 나서 질문자는 홀가분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새벽같이 울산에서 청춘버스를 타고 왔어요. 반갑습니다. 결혼 3년차인데 제 나이도 있고 해서 주변에서 아이를 언제 가질 거냐는 질문을 많이 하세요. 저희 부부는 결혼 초에 아이를 가지지 않겠다고 합의했는데 사람들이 왜 그러냐며 이유를 굉장히 많이 물어봐요. 사회통념적으로 결혼을 하면 당연히 아이를 낳아서 길러야 한다고들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그냥 ‘하나의 인격체를 책임지기에는 제가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습니다’ 혹은 ‘아이에게 희생하기보다는 제 삶을 살고 싶어요’ 이렇게 답할 때가 많습니다. 사실은 아이를 낳지 말아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아이를 낳아서 길러야겠다’는 마음이 잘 안 일어납니다.
돌아보면 제가 두 돌 되기 전에 어머니가 일찍 세상을 떠나셔서 모성이라는 걸 가까이에서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제가 그런 마음이 일어나는가 싶기도 해요. 그래서 제 생각 너머의 진짜 마음이 어떤 건지 궁금하고, 제 마음을 몰라서 스님께 질문 올립니다.”
“네 마음 네가 알지, 제가 어떻게 당신 마음을 알겠어요? (모두 웃음) 질문이 좀 이상해요. 제가 질문자도 아닌데 어떻게 질문자 마음을 알겠어요? 자기 마음을 자기가 딱 살펴보면 알 수 있지, 그걸 저한테 물으면 곤란하죠. 그러면 제가 점쟁이가 돼야 하는데 저는 점쟁이는 되기 싫거든요.”(모두 웃음)
“그렇게 말씀하실 것 같아서 저도 많이 고민을 했는데요. 사람들이 이걸 정상이 아니라고 보니까 저도 깊이 생각을 하다가 ‘내가 잘못된 건가? 어렸을 때 그런 기억 때문인가?’ 하고 생각을 하게 돼서 ‘진짜 그런 걸까요?’라고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그럴 수도 있어요. 아닐 수도 있고요. 어릴 때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았기 때문에 무의식 세계에 부모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나도 그럴까?’ 하는 두려움이 생겨서 자꾸 망설여질 요소가 충분히 있어요. 그러나 본인이 살아온 삶의 경험을 제가 다 듣지 못했잖아요. 그것 이외에도 자식에 대해 약간 부정적인 까르마가 있는지, 즉 마음 속에 무엇 무엇이 있는지는 제가 더 들어봐야 알겠죠. 여기서는 멀어서 제가 질문자의 얼굴을 볼 수도 없고, 질문자와 제가 대화를 자세히 해본 것도 아니거든요. 그러나 질문자가 이야기한 대로만 듣고 판단해보자면 그럴 수 있는 요소는 충분히 있어요.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문제는 질문자의 선택의 문제라는 겁니다. 내가 결혼을 하고 안 하고는 내 자유에 속하는데, 사람이 태어나면 다 결혼하는 관습을 갖고 있는 사회에서 볼 때는 만약 결혼을 하지 않으면 뭔가 장애가 있거나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될 수 있겠죠. 그러나 현대 사회는 결혼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개인의 선택의 문제가 됐습니다. 그것처럼 결혼을 한 뒤에 자식을 낳고 안 낳고의 문제도 선택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질문자가 자꾸 ‘나는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사람들로부터 문제제기를 받게 되는 거예요. 저라면 아이를 안 낳기로 확실히 결정했다면 이렇게 이야기하겠어요. ‘저와 남편은 신체적 장애가 있어서 아이를 갖지 못합니다’라고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훨씬 간단하잖아요. 그렇게는 말하기 싫다는 거죠?”(모두 웃음)
“제 신체는 건강하니까요.”
“질문자가 뚜렷한 이유가 있다면 ‘저는 이러저러해서 아이를 낳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면 돼요. 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뚜렷한 이유가 없는데 자꾸 사람들이 물어서 곤란하다니까 저처럼 말해버리면 된다는 거예요.
그리고 또 하나 명심해야 할 것이 있어요. 아이를 낳기 전에는 나이가 많든 적든 생물학적으로 모성애라는 게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닭이든 쥐든 토끼든 다람쥐든 어떤 동물도 새끼가 없는 상태에서는 자기 생명을 우선시합니다. 즉 개체보존의 본능을 우선시해요. 그런데 일단 새끼를 갖게 되면 종족보존의 본능을 우선시하게 됩니다. 모든 생물은 생태적으로 그렇게 형성되어 있어요. 그래야 종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거예요. 그래서 ‘나는 아이를 안 낳겠다’ 이런 질문자의 생각은 아이를 낳기 전에는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질문자뿐 아니라 누구나 다 그래요. 그런데 아이를 일단 낳게 되면 종족보존의 본능 쪽으로 생각이 바뀌어버려요. 즉 모성애가 저절로 일어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내가 아이를 낳으면 잘못 키우지 않을까?’, ‘집이 가난해서 아이를 키우기 어려울 거야’ 이런 건 낳기 전의 생각이에요. 낳아버리면 그런 생각이 없어지고, 어떻게든 아기를 보호하고 키우려는 쪽으로 사고와 행동이 바뀌어버리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돼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안 낳기로 결정했다면 ‘아이고, 저도 낳고 싶은데 몸에 약간 이상이 있어서 못 낳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그러면 계속 질문에 시달릴 필요 없이 간단하게 한방에 딱 끝내버릴 수 있어요.(모두 웃음)
둘째, 그런 게 아니라면 그냥 일어나는 대로 맡기는 겁니다. ‘생기면 낳고, 안 생기면 안 낳는다’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다 아기가 생기게 되면 ‘이러저러해서 아기를 키울 준비가 안 되어 있다’ 이런 생각은 아기를 낳는 순간 모두 없어져버려요. 그건 한번 낳아보면 알아요. 그렇게 안 되면 그때 다시 저한테 찾아와서 항의를 하세요.”(모두 박수)
“네. 제가 지극히 정상이라는 것에 오히려 감사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스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의 답변에 1만 청춘들의 박수 소리가 태평로 일대를 가득 울렸습니다.
즉문즉설을 마치면서 스님은 청년들이 긍정적인 생각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것을 다시 한 번 당부했습니다.
“배고파요?”
“예.”(모두 웃음)
“우리가 육체를 위해서는 매일 밥을 먹여주잖아요. 그런데 우리들의 정신적인 기쁨을 위해서는 꾸준히 밥을 먹여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청년 여러분들은 우리가 육체의 건강을 위해서 매일 하루 세 끼 밥을 먹듯이, 우리들의 정신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도 매일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청춘은 아름답다’, ‘청춘은 행복하다’, ‘미래가 우리들의 것이다’, ‘미래는 희망이다’ 하는 생각을 갖고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멘토들의 행복 토크 중간 중간에는 청년 뮤지션들의 공연이 펼쳐져서 청년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힙합부터 락까지 장르도 다양했습니다. 빅베이비드라이버, 김지수, 볼 빨간 사춘기, 조문근 밴드, 아웃사이더의 이어진 공연들은 청년들의 어깨와 엉덩이를 들썩이게 하며 시청광장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다음은 박원순 서울시장님이 무대 위에 올라 “청춘아, 상상하자!”란 주제로 행복 토크를 이어갔습니다. 박 시장님도 사회자의 여러 가지 질문에 답변을 이어가다가 마지막에는 객석에서 직접 질문을 받았습니다.
손을 번쩍 든 한 시민은 “뉴스에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들을 보게 되는데, 시민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질문했습니다. 박 시장님은 “오늘 청춘콘서트에 온 것부터가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격려하면서 “얼마 전 강남역에서 일어난 묻지마 살인 사건의 희생자에 대한 추모 물결도 한 시민의 이메일에서 비롯된 것이예요. 누구나 문제의식을 느낀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행동부터 한다면 세상을 바꿀수가 있어요”라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이어서 마지막 공연자로 나온 가수 김태우씨는 ‘사랑비’ 노래를 열창했는데, 이 순간 청춘콘서트는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습니다. 급기야 잔디밭에 앉아 있던 1만 청년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폴짝폴짝 뛰기 시작했습니다.
뜨겁게 달아오른 무대를 이어 받아 드디어 김제동씨가 행복 토크의 마지막 게스트로 걸어나왔습니다. ‘김제동’을 외치는 청년들의 함성 또한 하늘을 찌를 듯 했습니다.
김제동씨는 ‘청춘아, 세상과 어깨동무하자!“라는 주제로 35분 동안 재치있는 입담을 쏟아내며 청년들의 가슴을 뛰게 했습니다. 특히 김제동씨는 청년들로 하여금 통일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희망과 비전에 대한 상상력을 무한히 확장시켜 주었는데, 청년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여러분 통일이 되면 어떨지 한번 상상해 보세요. 결혼을 하면 부부싸움의 스타일 자체가 달라집니다. ‘에이씨, 집 앞에 가서 맥주 한잔 해야지’ 이렇게 하는 게 아니고 ‘에이씨, 택시 타고 대동강 가서 맥주나 한잔 먹어야겠다’ 이렇게 변합니다. 아이들도 가출을 할 때 이제 금강산으로 하게 됩니다. 일주일 가출하고 오면 도를 닦아 나옵니다.(모두 웃음)
여러분의 아이들은 이제 전국 어디에서나 기차를 잡아 타면 신의주와 블라디보스톡을 거쳐서 유럽으로 수학여행을 갈 수가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런 나라를 좀 만들어 줍시다. 그게 뭐 그렇게 어려운 일이겠어요?(모두 박수)
소풍가기 전날이 소풍가는 날보다 훨씬 더 즐겁듯이 우리가 이런 통일에 대해서 꿈꾸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산업화를 이뤄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우리 형님 세대들은 민주화를 이뤄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그러나 지금의 10대와 20대는 이런 세대적 자부심이 보이지 않아요. 그것은 여러분들의 잘못이 아니고 지금까지 그럴 수 밖에 없는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이예요. 그러나 이제 여러분들은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통일 세대가 될 수 있어요. 만약 여러분들이 통일을 이룩해낸다면 한반도가 생긴 이래로 역사상 가장 큰 일을 해낸 세대가 될 겁니다. 그 꿈을 향해 함께 나아가 봅시다.”
통일의 희망에 대해 실감나고 재치있는 이야기가 계속되자 청년들은 쉴새없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이 외에도 김제동씨는 청년들 스스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여러 차례 강조했고, 청년들은 더욱더 환호했습니다. 또 세월호 희생자들을 언급하면서 높으신 분들이 국가를 지켜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하는데 여기 모인 청년들, 아기 엄마, 아이들이 바로 지켜야 할 국가라고 힘주어 말하는 대목에선 많은 청년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이제 시간은 10시가 다 되었고, 1만여 명이 함께한 축제도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법륜 스님, 김제동씨가 무대 위로 올라와 올해 스무 살 성년이 된 청년들을 축하하는 성년 이벤트를 해주었습니다.
사회자가 “97년생 소띠분들은 모두 앞으로 나와 주십시오”라고 하자 많은 청년들이 김제동씨와 법륜 스님 앞으로 달려나왔습니다. 축하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두 분은 직접 사인한 책 꾸러미와 장미를 한 송이씩을 청년들에게 선물했습니다.
그리고 출연진과 서포터즈 모두가 무대 위로 올라온 가운데 대망의 엔딩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1만명의 청춘들이 양손을 하늘 위로 흔들며 합창하는 장관이 펼쳐졌습니다. 소름이 돋을 정도의 장관이었습니다.
합창을 하는 1만 청춘들을 향해 스님이 닫는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청년 여러분, 실패해도 좋고, 방황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일단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서 새롭게 출발합시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으니까요.”
청년들은 또다시 환호했습니다. 이제 청년들은 무대 가까이로 바짝 다가와서 밤새 뛰어놀 기세로 함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노래 두 곡을 더 부른 후 청춘콘서트를 모두 마쳤습니다. 아쉬움이 컸지만 내년을 기약하며 스님과 김제동씨가 손을 흔들자, 청년들도 마침내 작별의 손을 흔들었습니다.
1만명의 청년들은 사회자의 공지에 따라 그리고 서포터즈들의 안내를 받아가며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퇴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중이 모두 사라지고 텅빈 시청광장에서는 500여 명의 봉사자들이 다시 모여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줍기 시작했습니다.
메뚜기떼가 지나가듯이 시청광장과 무교로 일대를 깨끗이 청소해 마치자 드디어 통제되었던 교통도 해제되었고, 무사히 청춘콘서트를 치러낸 500여 명의 서포터즈들도 서로의 어깨를 토닥여 주며 가슴에 보람을 가득 안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출연진 청춘콘서트 - 법륜스님, 김제동, 박원순 시장, 노희경 작가, 김태우, 볼빨간 사춘기, 아웃사이더, 요술당나귀, 김지수, 조문근밴드, 빅베이비드라이버, 버스터리드, 아마다스/청춘박람회 - 청년단체 82팀, 플리마켓 152팀, 푸드트럭 13대 참여
일 시 2016년 5월 21일 (토) 12:00-22:00
장 소 서울시청 광장 & 무교로 일대
•사전신청 15845명('청춘버스: 전국 16대)
•서포터즈 495명 (총괄기획본부 52명 운영본부 61명 조직본부 22명 콘서트 250명 박람회 110명)
모금액 6,416,490원
주 최 : 평화재단 / 서울특별시 / 김제동과어깨동무
참가자 : 법륜스님, 김제동, 박원순 서울시장, 가수 김태우 등
*아래 포스팅은 정토회 스님의 하루에서 스크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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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내내 무교로 일대에서 펼쳐졌던 청춘박람회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서울시청광장에서 청춘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어슴푸레 저녁이 되자 청년들은 오늘의 메인 행사인 청춘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시청광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미 6시부터 많은 인파가 모여들면서 인산인해를 이루기 시작했고, 6시 30분이 되자 드디어 1만명의 청년들이 시청광장 드넓은 잔디밭을 가득 메웠습니다.
첫 번째 무대에 오른 인디밴드 ‘요술당나귀’가 카페라떼 노래를 시작하자 시청광장은 순식간에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이어서 인디밴드 ‘버스트리드’, ‘아마다스’의 공연이 계속되면서 청춘콘서트는 축제의 기운을 한껏 뿜어내었습니다.
오프닝 영상에서는 청춘콘서트를 준비한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이 비춰졌는데, 오늘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청년 사회자 두 명이 무대에 올라와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1만 청춘들의 염원을 담은 신비한 주문을 청중들에게 소개했습니다. 사회자가 “세상을 바꾸는 우리의 주문” 이라고 선창을 하자 1만명의 청춘들도 큰 소리로 함께 외쳤습니다.
“얄리얄리 얄라셩~”
한국 사회의 현실은 갈수록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살기가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청년 자살률 세계 1위, 출산율 세계 최저, 줄어드는 청년 일자리,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사회 등 답답한 현실로부터 잠시 벗어나 시청광장에 모인 1만 청년들은 한 목소리로 희망을 염원하는 듯 했습니다.
이어서 오늘 청춘콘서트를 준비하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뛰어준 청년단체 대표 4인의 여는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청년포럼 대구 대표인 손주희님은 “5년 전에 소박하게 시작했던 청춘콘서트가 오늘 1만명의 청춘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청광장에서 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라고 소감을 말하면서 “아직도 대구와 같은 지역에서는 이런 기회가 적어요. 청년포럼은 지역에 있는 청년들과도 희망을 만들어가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하고 다짐을 말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선선한 초여름 밤, 푸른 잔디밭에 모여 앉아 있으니까 기분도 참 좋고, 낭만적인 느낌도 들었는데요. 이렇게 좋은날 더욱더 감성적이고 로맨틱한 이야기 보따리를 펼쳐주기 위해 노희경 작가님이 무대 위로 걸어 나왔습니다. 행복 토크의 첫 번째 게스트로 나온 노 작가님은 “사랑과 연애”를 주제로 청년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작가님은 최근 새로운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로 우리 곁에 다시 찾아와서 대중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데요. 사회자가 “잠시 후면 본방 할 시간인데 청년들이 모두 여기에 와 있어서 큰일났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유쾌한 웃음 속에 대화가 진행됐습니다.
사회자가 “사랑을 할 때도 밀당을 하면서 자꾸 계산을 하게 되는데, 사랑이 너무 어렵다”라고 질문하자 노 작가님은 “우리는 상대를 자극하고, 나도 자극받는 것에 너무 길들여져 있는 것 같아요. 쉽게 말해서 잘해줘도 지랄, 못해줘도 지랄, 끊임없이 지랄하는데...”라며 “자기가 지랄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멈추지 못하는 것 같아요. 내가 지랄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차릴 수 있어도 극복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라고 말해 청년들의 속을 후련하게 해주었습니다.
노희경 작가님과의 토크가 끝나자 1만 청년을 깜짝 놀라게 할 특별 게스트가 무대로 올라왔습니다. 특별 게스트는 바로 인기 절정의 여배우 한지민씨와 신민아씨였습니다. 두 여배우가 나타나자 청년들은 열렬히 환호를 하며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두 분은 청년들을 응원하기 위해 특별히 시청광장을 찾았다고 하면서, 응원의 메시지를 한마디씩 해주었습니다. 먼저 한지민씨는 “저도 20대 때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항상 현재를 즐기지 못했던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 현재에 늘 깨어 있고 즐기시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라고 응원해 주었고, 신민아씨는 “삶이 힘들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가까운 사람들을 챙기면서 소소한 행복들을 느끼면서 지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행복하세요.”라고 응원해 주어서 청년들의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스님은 노 작가님에 이어서 두 번째 행복토크 게스트로 무대 위에 올랐습니다.
스님은 늘 해오던 방식 그대로 즉문즉설 방식으로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먼저 즉문즉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오늘 스무살 성년이 된 분들을 위해 축하 인사를 해주었습니다.
“5월 16일이 무슨 날이었는지 아세요? 성년의 날입니다. 성년이 되었다는 것은 한 사람으로서의 완성된 인간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성년의 날을 맞는 분들이 여기 계시면 손 한번 들어보세요. 우리 모두 이분들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박수 한번 보내줍시다.(모두 박수)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났다고 다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아직 완성이 안 됐다’는 의미에서 미성년이라고 하지요. 미성년일 때는 스스로 삶을 다 책임지고 살지 못 하기 때문에 누군가의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미성년자에게는 보호자가 필요하지요. 주로 부모님이 보호자가 됩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안 계시면 삼촌 등 제3자가 보호자가 됩니다. 미성년자는 보호자의 도움과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동시에 보호자의 말을 들어야 할 의무도 있습니다. 그런데 20세, 보통 만 18세가 넘으면 육체적으로는 거의 다 성장을 해서 완성된 사람이 됩니다.
이 때 육체적으로만 성년이 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존 또한 스스로 책임져야 합니다. 누구로부터 보호받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인생을 책임져야 하고, 스스로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부모나 보호자에게 위탁했던 권리를 가져와서 이제 스스로 결정을 해야 합니다. 성년이 되어서 좋은 점은 결정을 스스로 한다는 것이고, 나쁜 점은 인생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성년은 권리와 책임을 모두 갖습니다.
오늘부터 성년이 되시는 분들은 이제 부모로부터 독립을 해야 합니다. 꼭 집을 나가는 것만 독립이 아니라 같은 집에 살더라도 방값, 밥값, 옷값을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 집 밖에서 돈을 벌어서 값을 지불하는 방법도 있지만, 집 안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2시간 동안 밥하고 청소해 놓고 부모님 깨워서 ‘식사하십시오’ 하고, 저녁에 귀가해서도 1시간 정도 청소를 하는 겁니다. 지금 최저임금이 약 6,000원이니까 하루에 3시간 이렇게 하면 18,000원이 되고, 그렇게 30일을 하면 540,000원이 되니까 그 정도면 자립이 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러니까 최저임금을 조금 더 올려야 되겠지요? 그래야 자립하기도 더 쉬워지니까요.(모두 웃음)
또 이렇게 하면 부모님이 ‘우리 아이에 대해서는 내가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 내가 신경 안 써도 잘 살아 가겠다’ 하고 생각하시게 되기 때문에 명실상부한 자립이 되는 겁니다. 그러면 이제 부모님의 말씀을 더 이상 들어야 할 의무도 없어지는 거예요.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은 참고만 하면 됩니다. 부모님은 자식을 사랑하시니까 자식한테 좋은 말씀을 해 주시잖아요. 가능하면 부모님의 말씀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되 결정은 스스로 하면 됩니다. 그러니 더 이상 어떤 일의 결과를 두고 ‘어머니가 그렇게 하라고 하셨잖아요!’ 이렇게 얘기하면 안 됩니다. ‘부모가 반대해서 결혼 못 한다’ 이렇게 얘기해도 안 됩니다. 물론 부모님도 반대할 권리가 있어요. 그러나 성년이 된 사람은 그런 부모의 의견을 수용할 권리도 있고, 수용하지 않을 권리도 있어요. 성년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견을 받아들이든 안 받아들이든 스스로 결정권을 갖는 게 성년입니다. 그래서 성년이 되면 나라에서도 그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인정하는 의미에서 투표권을 주지 않습니까. 투표를 한다는 것은 나라의 주인이 된다는 의미이니까요.
오늘 성년이 되신 분들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우리 모두 다시 한번 성년이 되신 분들을 위해 큰 박수를 보내드립시다.”(모두 박수)
1만 청년이 스무살 청년들에게 보내는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질문을 받겠다고 하자 번쩍 손을 든 4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 중에서 한 젊은 여성 분은 아기를 낳지 않기로 남편과 합의하고 결혼을 했다고 하면서 그런데도 주위에서 자꾸 왜 아기를 낳지 않느냐는 질문을 자꾸 받아서 고민이 된다고 질문했습니다. 스님은 답변을 듣고 나서 질문자는 홀가분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새벽같이 울산에서 청춘버스를 타고 왔어요. 반갑습니다. 결혼 3년차인데 제 나이도 있고 해서 주변에서 아이를 언제 가질 거냐는 질문을 많이 하세요. 저희 부부는 결혼 초에 아이를 가지지 않겠다고 합의했는데 사람들이 왜 그러냐며 이유를 굉장히 많이 물어봐요. 사회통념적으로 결혼을 하면 당연히 아이를 낳아서 길러야 한다고들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그냥 ‘하나의 인격체를 책임지기에는 제가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습니다’ 혹은 ‘아이에게 희생하기보다는 제 삶을 살고 싶어요’ 이렇게 답할 때가 많습니다. 사실은 아이를 낳지 말아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아이를 낳아서 길러야겠다’는 마음이 잘 안 일어납니다.
돌아보면 제가 두 돌 되기 전에 어머니가 일찍 세상을 떠나셔서 모성이라는 걸 가까이에서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제가 그런 마음이 일어나는가 싶기도 해요. 그래서 제 생각 너머의 진짜 마음이 어떤 건지 궁금하고, 제 마음을 몰라서 스님께 질문 올립니다.”
“네 마음 네가 알지, 제가 어떻게 당신 마음을 알겠어요? (모두 웃음) 질문이 좀 이상해요. 제가 질문자도 아닌데 어떻게 질문자 마음을 알겠어요? 자기 마음을 자기가 딱 살펴보면 알 수 있지, 그걸 저한테 물으면 곤란하죠. 그러면 제가 점쟁이가 돼야 하는데 저는 점쟁이는 되기 싫거든요.”(모두 웃음)
“그렇게 말씀하실 것 같아서 저도 많이 고민을 했는데요. 사람들이 이걸 정상이 아니라고 보니까 저도 깊이 생각을 하다가 ‘내가 잘못된 건가? 어렸을 때 그런 기억 때문인가?’ 하고 생각을 하게 돼서 ‘진짜 그런 걸까요?’라고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그럴 수도 있어요. 아닐 수도 있고요. 어릴 때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았기 때문에 무의식 세계에 부모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나도 그럴까?’ 하는 두려움이 생겨서 자꾸 망설여질 요소가 충분히 있어요. 그러나 본인이 살아온 삶의 경험을 제가 다 듣지 못했잖아요. 그것 이외에도 자식에 대해 약간 부정적인 까르마가 있는지, 즉 마음 속에 무엇 무엇이 있는지는 제가 더 들어봐야 알겠죠. 여기서는 멀어서 제가 질문자의 얼굴을 볼 수도 없고, 질문자와 제가 대화를 자세히 해본 것도 아니거든요. 그러나 질문자가 이야기한 대로만 듣고 판단해보자면 그럴 수 있는 요소는 충분히 있어요.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문제는 질문자의 선택의 문제라는 겁니다. 내가 결혼을 하고 안 하고는 내 자유에 속하는데, 사람이 태어나면 다 결혼하는 관습을 갖고 있는 사회에서 볼 때는 만약 결혼을 하지 않으면 뭔가 장애가 있거나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될 수 있겠죠. 그러나 현대 사회는 결혼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개인의 선택의 문제가 됐습니다. 그것처럼 결혼을 한 뒤에 자식을 낳고 안 낳고의 문제도 선택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질문자가 자꾸 ‘나는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사람들로부터 문제제기를 받게 되는 거예요. 저라면 아이를 안 낳기로 확실히 결정했다면 이렇게 이야기하겠어요. ‘저와 남편은 신체적 장애가 있어서 아이를 갖지 못합니다’라고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훨씬 간단하잖아요. 그렇게는 말하기 싫다는 거죠?”(모두 웃음)
“제 신체는 건강하니까요.”
“질문자가 뚜렷한 이유가 있다면 ‘저는 이러저러해서 아이를 낳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면 돼요. 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뚜렷한 이유가 없는데 자꾸 사람들이 물어서 곤란하다니까 저처럼 말해버리면 된다는 거예요.
그리고 또 하나 명심해야 할 것이 있어요. 아이를 낳기 전에는 나이가 많든 적든 생물학적으로 모성애라는 게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닭이든 쥐든 토끼든 다람쥐든 어떤 동물도 새끼가 없는 상태에서는 자기 생명을 우선시합니다. 즉 개체보존의 본능을 우선시해요. 그런데 일단 새끼를 갖게 되면 종족보존의 본능을 우선시하게 됩니다. 모든 생물은 생태적으로 그렇게 형성되어 있어요. 그래야 종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거예요. 그래서 ‘나는 아이를 안 낳겠다’ 이런 질문자의 생각은 아이를 낳기 전에는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질문자뿐 아니라 누구나 다 그래요. 그런데 아이를 일단 낳게 되면 종족보존의 본능 쪽으로 생각이 바뀌어버려요. 즉 모성애가 저절로 일어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내가 아이를 낳으면 잘못 키우지 않을까?’, ‘집이 가난해서 아이를 키우기 어려울 거야’ 이런 건 낳기 전의 생각이에요. 낳아버리면 그런 생각이 없어지고, 어떻게든 아기를 보호하고 키우려는 쪽으로 사고와 행동이 바뀌어버리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돼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안 낳기로 결정했다면 ‘아이고, 저도 낳고 싶은데 몸에 약간 이상이 있어서 못 낳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그러면 계속 질문에 시달릴 필요 없이 간단하게 한방에 딱 끝내버릴 수 있어요.(모두 웃음)
둘째, 그런 게 아니라면 그냥 일어나는 대로 맡기는 겁니다. ‘생기면 낳고, 안 생기면 안 낳는다’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다 아기가 생기게 되면 ‘이러저러해서 아기를 키울 준비가 안 되어 있다’ 이런 생각은 아기를 낳는 순간 모두 없어져버려요. 그건 한번 낳아보면 알아요. 그렇게 안 되면 그때 다시 저한테 찾아와서 항의를 하세요.”(모두 박수)
“네. 제가 지극히 정상이라는 것에 오히려 감사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스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의 답변에 1만 청춘들의 박수 소리가 태평로 일대를 가득 울렸습니다.
즉문즉설을 마치면서 스님은 청년들이 긍정적인 생각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것을 다시 한 번 당부했습니다.
“배고파요?”
“예.”(모두 웃음)
“우리가 육체를 위해서는 매일 밥을 먹여주잖아요. 그런데 우리들의 정신적인 기쁨을 위해서는 꾸준히 밥을 먹여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청년 여러분들은 우리가 육체의 건강을 위해서 매일 하루 세 끼 밥을 먹듯이, 우리들의 정신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도 매일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청춘은 아름답다’, ‘청춘은 행복하다’, ‘미래가 우리들의 것이다’, ‘미래는 희망이다’ 하는 생각을 갖고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멘토들의 행복 토크 중간 중간에는 청년 뮤지션들의 공연이 펼쳐져서 청년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힙합부터 락까지 장르도 다양했습니다. 빅베이비드라이버, 김지수, 볼 빨간 사춘기, 조문근 밴드, 아웃사이더의 이어진 공연들은 청년들의 어깨와 엉덩이를 들썩이게 하며 시청광장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다음은 박원순 서울시장님이 무대 위에 올라 “청춘아, 상상하자!”란 주제로 행복 토크를 이어갔습니다. 박 시장님도 사회자의 여러 가지 질문에 답변을 이어가다가 마지막에는 객석에서 직접 질문을 받았습니다.
손을 번쩍 든 한 시민은 “뉴스에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들을 보게 되는데, 시민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질문했습니다. 박 시장님은 “오늘 청춘콘서트에 온 것부터가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격려하면서 “얼마 전 강남역에서 일어난 묻지마 살인 사건의 희생자에 대한 추모 물결도 한 시민의 이메일에서 비롯된 것이예요. 누구나 문제의식을 느낀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행동부터 한다면 세상을 바꿀수가 있어요”라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이어서 마지막 공연자로 나온 가수 김태우씨는 ‘사랑비’ 노래를 열창했는데, 이 순간 청춘콘서트는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습니다. 급기야 잔디밭에 앉아 있던 1만 청년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폴짝폴짝 뛰기 시작했습니다.
뜨겁게 달아오른 무대를 이어 받아 드디어 김제동씨가 행복 토크의 마지막 게스트로 걸어나왔습니다. ‘김제동’을 외치는 청년들의 함성 또한 하늘을 찌를 듯 했습니다.
김제동씨는 ‘청춘아, 세상과 어깨동무하자!“라는 주제로 35분 동안 재치있는 입담을 쏟아내며 청년들의 가슴을 뛰게 했습니다. 특히 김제동씨는 청년들로 하여금 통일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희망과 비전에 대한 상상력을 무한히 확장시켜 주었는데, 청년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여러분 통일이 되면 어떨지 한번 상상해 보세요. 결혼을 하면 부부싸움의 스타일 자체가 달라집니다. ‘에이씨, 집 앞에 가서 맥주 한잔 해야지’ 이렇게 하는 게 아니고 ‘에이씨, 택시 타고 대동강 가서 맥주나 한잔 먹어야겠다’ 이렇게 변합니다. 아이들도 가출을 할 때 이제 금강산으로 하게 됩니다. 일주일 가출하고 오면 도를 닦아 나옵니다.(모두 웃음)
여러분의 아이들은 이제 전국 어디에서나 기차를 잡아 타면 신의주와 블라디보스톡을 거쳐서 유럽으로 수학여행을 갈 수가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런 나라를 좀 만들어 줍시다. 그게 뭐 그렇게 어려운 일이겠어요?(모두 박수)
소풍가기 전날이 소풍가는 날보다 훨씬 더 즐겁듯이 우리가 이런 통일에 대해서 꿈꾸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산업화를 이뤄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우리 형님 세대들은 민주화를 이뤄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그러나 지금의 10대와 20대는 이런 세대적 자부심이 보이지 않아요. 그것은 여러분들의 잘못이 아니고 지금까지 그럴 수 밖에 없는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이예요. 그러나 이제 여러분들은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통일 세대가 될 수 있어요. 만약 여러분들이 통일을 이룩해낸다면 한반도가 생긴 이래로 역사상 가장 큰 일을 해낸 세대가 될 겁니다. 그 꿈을 향해 함께 나아가 봅시다.”
통일의 희망에 대해 실감나고 재치있는 이야기가 계속되자 청년들은 쉴새없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이 외에도 김제동씨는 청년들 스스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여러 차례 강조했고, 청년들은 더욱더 환호했습니다. 또 세월호 희생자들을 언급하면서 높으신 분들이 국가를 지켜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하는데 여기 모인 청년들, 아기 엄마, 아이들이 바로 지켜야 할 국가라고 힘주어 말하는 대목에선 많은 청년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이제 시간은 10시가 다 되었고, 1만여 명이 함께한 축제도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법륜 스님, 김제동씨가 무대 위로 올라와 올해 스무 살 성년이 된 청년들을 축하하는 성년 이벤트를 해주었습니다.
사회자가 “97년생 소띠분들은 모두 앞으로 나와 주십시오”라고 하자 많은 청년들이 김제동씨와 법륜 스님 앞으로 달려나왔습니다. 축하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두 분은 직접 사인한 책 꾸러미와 장미를 한 송이씩을 청년들에게 선물했습니다.
그리고 출연진과 서포터즈 모두가 무대 위로 올라온 가운데 대망의 엔딩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1만명의 청춘들이 양손을 하늘 위로 흔들며 합창하는 장관이 펼쳐졌습니다. 소름이 돋을 정도의 장관이었습니다.
합창을 하는 1만 청춘들을 향해 스님이 닫는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청년 여러분, 실패해도 좋고, 방황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일단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서 새롭게 출발합시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으니까요.”
청년들은 또다시 환호했습니다. 이제 청년들은 무대 가까이로 바짝 다가와서 밤새 뛰어놀 기세로 함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노래 두 곡을 더 부른 후 청춘콘서트를 모두 마쳤습니다. 아쉬움이 컸지만 내년을 기약하며 스님과 김제동씨가 손을 흔들자, 청년들도 마침내 작별의 손을 흔들었습니다.
1만명의 청년들은 사회자의 공지에 따라 그리고 서포터즈들의 안내를 받아가며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퇴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중이 모두 사라지고 텅빈 시청광장에서는 500여 명의 봉사자들이 다시 모여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줍기 시작했습니다.
메뚜기떼가 지나가듯이 시청광장과 무교로 일대를 깨끗이 청소해 마치자 드디어 통제되었던 교통도 해제되었고, 무사히 청춘콘서트를 치러낸 500여 명의 서포터즈들도 서로의 어깨를 토닥여 주며 가슴에 보람을 가득 안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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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7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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