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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eace Foundation 평화재단

114차 전문가포럼 라운드테이블

2024년의 평가와 2025년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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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906
등록일
2024-11-21

2024년 국가별 주요 이슈 발표와 2025년 전망에 대한 토론

12월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외교안보 전문가 5명을 모시고 2024년 국가별 주요 이슈를 선정하여 평가하며, 2025년의 전망을 토론합니다. 2024년 전문가포럼을 마무리하는 이번 라운드테이블은 특별히 오프라인 강연과 온라인 생중계가 동시에 진행되는 관계로, 현장 청중 참가 신청을 받습니다.(유튜브 온라인 생중계 시청은 사전신청 없이 참여 가능합니다.) 많은 기대와 참여 부탁드립니다.

참석자

사회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
동용승
(굿파머스 사무총장)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 연구부 교수)
신상진
(광운대 명예교수)

114차 전문가포럼 하이라이트 영상

스트리밍 영상 전체 보기

 

인사말(조한범)

요즘처럼 ‘안녕하세요’라는 말의 의미가 가슴에 와 닿는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역시 대한민국은 위대하다. 민주주의 회복 탄력성 덕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던 한 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정세는 아주 복합적이고, 우리 앞에 많은 과제와 질문,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차분하게 2024년을 진단하고 2025년을 전망해 보는 시간을 가지겠다.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민정훈 교수님, 신상진 광운대 명예교수님,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님, 동용승 굿파머스 사무총장님을 모셨다.

 

1부. 발제 '2024년의 평가와 2025년의 전망(미국, 중국, 일본, 북한)

민정훈‘트럼프 2기 행정부와 국제정세 전망’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 대외정책 

올해 많은 국제 정세의 이벤트가 있었지만 가장 관심을 끌었던 건 미국 대선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하면 마가(MAGA : 트럼프가 2016년 대선에서 내걸었던 구호로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알파벳 앞글자를 딴 용어, 트럼프를 지지하는 강경파 공화당 당원이나 지지층을 일컫기도 함),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라는 슬로건이 유명하다. 이번 대선에서도 트럼프의 공약을 들여다보면 새로운 것은 없었다.

트럼프는 2016년, 2020년, 2024년 세 번의 대선에 출마했는데 2016년에 내세웠던 ‘미국 우선주의’ 대외 정책은 크게 바뀐 것이 없다. “세계 경찰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거기에서 절약된 역량을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겠다.” 했고 실제로 그런 정책을 트럼프 1기 4년 동안에 했으니 2기에 또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 캠페인에서 트럼프는 자신의 1기 재임 기간의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1기 때 미국은 굉장히 좋았고 위대했는데 바이든 행정부가 모든 걸 망쳐놨다’는 것이다. 자신이 다시 당선되면 1기 때 잘했던 미국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의미였다. 그렇기 때문에 2기 행정부에서도 1기 행정부의 성과를 계승할 것이다.

미국 우선 대외정책 전망 개관

트럼프는 2기에는 새로운 정책을 보여주기보다는 ‘1기 행정부의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1기의 주요 정책적 의제를 달성함으로써 트럼프 시대를 완성한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외교·안보 분야의 키워드는 ‘힘을 통한 평화’, ‘전략적 선택과 집중’, 그리고 ‘거래 중심적 동맹관’이다.

미국이 세계 경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세계의 갖가지 문제에 개입하기보다 미국의 이익이 걸려 있는 문제 중심으로만 개입하는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미국을 넘보지 못하도록 강한 미국을 만들겠다. 그러나 그 강한 힘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만 쓰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방 안보 분야의 슬로건인 ‘힘을 통한 평화’ 역시 미국의 핵심 이익이 있는 곳에만 개입을 한다는 것이다.

개입하더라도 ‘미국은 돈이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동맹국가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고 기여를 해라’, 즉 ‘돈을 더 내라’고 요구하면서 미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거래 중심적 동맹관’을 견지하고 있다.

외교·안보와 더불어 많은 관심과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부문이 경제·통상이다. 트럼프 본인이 외교·안보보다는 경제·통상, 즉 경제적 이익을 굉장히 추구하는 실리·현실주의 감각을 가졌기 때문에 한국에도 통상 파고가 높아지지 않을까 예상한다. 

구체적으로 두 가지의 경제·통상 기조가 있다. 첫 번째는 ‘관세를 이용해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미 무역 흑자국인 한국에도 대미 수출 장벽이 높아지고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 

두 번째 축은 ‘첨단 기술과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한 중국과의 선택적인 디커플링(Decoupling : 한 나라의 경제가 주변국가나 세계경제의 흐름과 달리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현상)’이다. 이를테면 철강이나 의약품, 전자제품 등 첨단 기술 분야, 반도체, 배터리, AI 이런 부문에서 중국과 시장을 완전히 동떨어지게 하고 중국이 그러한 첨단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막아버리는 것이다. 바이든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러한 기조를 강화함으로써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미국의 제조업을 부흥시키는 것이다. ‘모든 생산 시설을 미국에 지어라. 미국 노동자들과 미국 기업,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추구할 것이고 미국 중심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만들겠다’ 이런 의도다. 

트럼프 1기에도 관세를 이용해서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는 데 방점이 찍혔지만, 두 번째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첨단 기술 분야나 핵심 분야에서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없었다. 그런데 이것이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면서 ‘스몰 야드 하이펜스(Small Yard, High Fence : 핵심 기술과 제품에 대해 엄격한 제한을 두면서도, 기타 무역과 경제 활동은 계속 허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통상 정책. '스몰 야드'는 미국의 국가 안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특정 기술과 연구 분야를 의미하며, '하이 펜스'는 이러한 분야에 대해 강력한 제한을 가하는 것을 뜻함)’라든지 아니면 ‘디리스킹(De-risking : 특정 국가나 경제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여,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략)’이라는 정책을 통해 중국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는 첨단 기술 분야에 접근하는 걸 막아버렸다.

트럼프도 이 정책을 승계한다. 따라서 더 강화된 대중압박이 있을 것이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절묘한 입장을 취해야 하는 한국에는 보다 어려운 환경이 될 수 있다.

외교·안보 분야

외교·안보 분야의 슬로건은 ‘세계화의 거부와 애국심의 포용’이다. 미국의 핵심적인 이익이 있는 아시아, 유럽, 중동에서 전략적으로 필요한 부분에만 개입할 뿐, 그 이외의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2기 행정부에서는 다자주의라든지 국제기구라든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 주로 남반구 또는 북반구의 저위도에 위치한 개발도상국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인도,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등이 대표적임.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을 의미하는 '글로벌 노스(Global North)'와 대비되는 개념)에 대한 미국의 개입이 크게 축소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힘의 공백이 생길 것이고 1기 때와 마찬가지로 그러한 공백을 중국이 치고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또 많은 관심을 받는 두 개의 전쟁이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은 트럼프가 후보 시절부터 “전쟁을 빨리 끝내겠다.”고 이야기해 왔다. 트럼프는 자신이 한 말은 굉장히 잘 지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벌써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급격한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쪽에서 큰 불안을 느끼면서 자신들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한 방향으로 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큰 효과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는 현재 전황(戰況)을 인정한, 즉 ‘현재의 국경선’을 인정하는 상황에서 협상을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에게 보다 유리한 방향으로 전쟁이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서방의 지원이 급격히 감소되면서 압박을 느낀 우크라이나가 협상장에 나올 것이고, 한편 러시아에는 ‘협상장에 나오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식으로 압박을 할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만약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대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마무리 단계로 들어간다면 북한과 러시아 간의 군사 협력에도 공간이 생길 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미국과 나토와의 관계이다. 트럼프는 ‘거래 중심적 동맹관’의 관점에서 나토 동맹국들에게 “방위 분담금을 더 내라”,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은 돈을 많이 썼는데 나토 동맹이 돈을 많이 안 썼기 때문에 그걸 청구하겠다”고 했다.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토 동맹국들을 비용 측면에서 많이 압박 할 거라고 예상된다. 따라서 1기 때처럼 미국-나토 동맹 간의 신뢰 관계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미국-아시아 동맹에도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주목하면서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은 중동 전쟁이다. 중동 전쟁에 관해서도 트럼프는 의도했든 안했든 운이 좋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이스라엘이 적극적으로 전쟁을 마무리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막대한 군사적 지원을 해줬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스라엘이 유리하게 전쟁을 이끌어가고 있고,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도 어쨌든 ‘저항의 축(이란을 주축으로 한 중동의 반이스라엘 무장조직 연대)’ 지도자들을 폭살시켜 국내의 정치적 어려움을 어느 정도 극복한 상황이다. 트럼프가 네타냐후에게 전화를 해서 “출범하기 전에 전쟁을 끝내 달라”고 요청했고 네타냐후 입장에서도 미국 신정부와의 관계를 관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레바논에 기반을 둔 이슬람 시아파 무장정파) 간의 휴전 협정이 됐고 전 인질 협상도 급물살을 탔다. 개인적으로 트럼프에 대한 가장 극적인 선물은 행정부 출범 전후에 하마스에 잡혀 있는 미국 인질들이 미국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연출되는 것이라고 본다. 이스라엘이 미국과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트럼프에게 출범 선물을 줄 것인지, 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

반면에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굉장히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트럼프가 추구하는 ‘아브라함 협정(2020년 9월 15일,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이 바레인·아랍에미리트(UAE)와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협정. 협정의 명칭은 유대교·이슬람교·기독교가 공통의 조상으로 여기는 '아브라함'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이라는 게 미국-이스라엘과 아랍, 팔레스타인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해서 세력 균형에 변동을 일으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아브라함 협정 2.0을 시행해서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를 개선 해 버리면 중동 정세가 기존의 세 축에서 두 축으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한 축은 이스라엘과 사우디, 다른 쪽에는 힘이 약화된 이란만 있기 때문에 이란이 미국 주도의 중동 재편 시도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

우리가 과거에 보지 못했던 중동에서의, 최소한 단기간의 평화 무드라든지 새로운 균형이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에 한국과 이란과의 관계나 중동 시장 공략에도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릴 수 있다.

경제·통상 분야

경제·통상 분야의 키워드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관세를 이용해서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는 것’이고 두 번째는 ‘선택적 디커플링과 전략적 국가 제조 이니셔티브를 통해서 미국을 제조의 허브로 만드는 것’인데, 후자가 강하게 추진될 것으로 보이고 그 정점에는 중국이 있을 것이다.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미국이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기후 변화 분야

트럼프는 기후 변화를 부인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화석연료를 개발하고 시추를 강화하는 등,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기조가 많이 흔들릴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에 완전히 뒤엎을 수는 없겠지만 4년 동안에는 상당한 지연을 겪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중 관계

미중 관계는 경제 통상 분야를 중심으로 공세적 압박을 가할 것이다. 특히 철강 등 상징성이 큰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을 때림으로써 국내 정치에서 성과를 얻으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군사 안보 측면에 대해서는 1기 때와 마찬가지로 그렇게 큰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다. 
물론 ‘힘을 통한 평화’ 기조를 토대로 막대한 예산을 투여해서 군사적 혁신으로 중국에 대해 상대적 우위를 유지할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국과 중국이 대만 해협이나 남중국해 문제에서 전면전을 치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본다.

한미 관계

한미 관계는 경제 통상 부분에서 파고가 높아질 거라고 예측한다. 그리고 ‘거래 중심적 동맹관’의 측면에서 방위 분담금 증액 요구라든지 보다 공세적인 대 한국 정책이 시행될 거라고 보기 때문에 우리 당국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북미 관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에는 북한에 최대의 압박과 관여를 보였다. 처음에는 압박을 하다가 다음에는 좀 관여도 하고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지금은 2017년과는 다르게 러브콜을 보내면서 굉장히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최대 관여’에 우선순위를 부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언제가 될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북미 정상 외교가 재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교착 상태가 해소되지 않을까 지켜보고 있다. 

정상관계가 재활성화되고 북미 협상이 재개된다면, 북한의 비핵화가 가능할 것인가 하는 부분은 아직까지는 좀 회의적이다. 미국과 북한의 입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북핵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크게 진전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예상한다.

 

신상진 ‘중국 : 2024년 평가와 전망’

경제침체와 ‘신질 생산력’ 발전 전략 제시

2024년 주요 이슈를 돌아보면 1월 1일 시진핑의 신년사, 또 3월에 중국 경제를 주관하고 있는 국무원 총리 리창의 담화와 기자회견,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한 것, 그리고 12월 9일 정치국 회의에서 “중국의 경제 상황이 몹시 어렵고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진핑의 발언 등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올해 20기 3중 전회를 개최했다. 3중 전회는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경제 정책을 입안하는 회의이다. 원래는 이 회의를 작년에 개최했어야 하는데 중국의 지도부가 경기 침체의 해결책을 찾지 못해 올 여름에야 비로소 개최할 정도로 중국의 경기 침체가 상당히 심각하다.

저가 노동력을 활용한 수출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는 기존의 경제 발전 정책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중국은 최근 ‘신질 생산력 발전’ 또 ‘고품질 발전’ 이런 이야기를 많이 쓰고 있다.기존 방식이 아닌 새로운 산업 구조의 고도화, 또 과학기술의 자립 자강, 중국식의 현대화 이런 이야기를 많이 쓰고 있는데 이것은 미국의 대중국 경제 제재와 국내부동산 침체, 내수의 침체 등의 상황에서 새로운 방식을 활용하지 않는 한 중국의 경제 침체가 당분간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정치사회 불안과 체제안보 강화

최근 시진핑이 중국 외교 안보의 최고 실무진들을 자주 교체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의 트럼프처럼 시진핑도 충성파, 또는 좌파 인사만을 등용하는 독단적인 인사 스타일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소련이 해체되는 상황 속에서도 중국이 덩샤오핑 집권 이후에 공산당의 통치 체제를 강고하게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경제 성장에 기반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국민들이 공산당의 통치에 대해 의문을 보이기 시작하니 이제 ‘국가 안전이 위태롭다’ 고 인식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대내외 통제 체제를 과거에 비해 더욱 강화하는 측면도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중국이 국가 안전법을 더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고 심지어는 과거에 군대를 한 번 다녀온 노병들을 2차 입대시키는 정책까지 발표 할 정도이다. 군 병력을 충원하는 의도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심각한 취업난을 해소하는 조치이기도 했다.

그 점에서 중국도 경제, 정치 사회 문제가 과거에 비해서는 좀 더 많이 노정되고 있다. 중국 젊은이들이 대규모 군중 시위를 조직해 정부에 의사를 표출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공공 장소에서 무차별 인신공격 사건도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경제 침체에 따른 사회의 불만이 표출된 현상이다. 

중미 전략경쟁 심화와 위기관리

중국과 미국 간의 전략 경쟁이 다방면으로 심화된 한 해였지만 중국도 미국도 갈등이 충돌로 폭발하는 것은 원치 않았다. 그래서 미중 간의 충돌을 완화시키기 위한 가드레일 장치, 위기 관리 조치도 동시에 있었던 한 해였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경제 제재 뿐만 아니라 첨단 과학기술 봉쇄 제재 조치를 심화했고, 중국은 미국의 이와 같은 압박 정책에 순응하지 않고 강대강의 대응을 보였다. 중국의 갈륨, 게르마늄과 같은 군사 용도나 첨단 반도체에 필요한 광물 자원들을 미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한다든지, 중국 정부 기관들에게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 등 미국 기업체의 장비 사용을 전면 중단 한다든지 해서 첨단 과학기술과 경제 분야에서 중국과 미국 간의 갈등이 더욱더 심화된 측면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이와 같은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도 동시에 있었던 해다. 바이든과 시진핑 간 전화 통화, 또 리우에서의 정상회담 등에서 시진핑은 미국에 “지구는 미국과 이익을 공유할 만큼 충분히 크다. 중국과 미국이 상호 이익을 존중한다면 미중 관계가 충돌로 가지 않을 것이다”라는 제안을 한 바가 있고 바이든도 “미국은 중국과 신냉전을 벌이지 않겠다. 중국의 체제를 변화시키지 않겠다. 동맹 강화를 통해 중국을 포위하지 않겠다.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2022년 8월 미국의 하원 의장 낸시가 대만에 방문한 이후에 중국과 미국 간에 안보·외교 대화가 중단됐었는데 올해 들어 국방 장관 회담 등 양국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실무회담이 재개되기도 했다.

또 지난주에는 미국과 중국이 양국에 감금하고 있던 스파이들, 수감자들을 맞교환하는 조치도 있었다. 이러한 조치들을 보면 두 나라가 갈등하고 있지만 그 갈등이 폭발되는 것은 서로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데 견해가 일치함을 알 수 있다.

대만 민진당 재집권과 대만독립 저지 압박

2024년 1월, 대만에서 총통 선거가 치러졌다. 올해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선거가 많이 있었는데 대만에서 먼저 총통 선거가 있었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정책 성향의 민진당 후보로서 총통에 당선된 라이칭더는 평소에 “대만 독립의 실무를 추진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공약해온 사람이다.

이 라이칭더의 집권이 중국과 대만 간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은 라이칭더의 독립 노선을 저지하고 완화시키기 위해서 무력의 사용, 외교 압박 조치, 또 2013년 이후에 중국이 대만에게 취하던 ECFA(Economic Cooperation Framework Agreement, 중-대만 경제협력기본협정) 특혜 조치, 무관세 조치를 중단시키는 압박 조치로 중국과 대만 간의 관계가 크게 후퇴했다. 

북중 관계의 소원화

북중 수교 75주년을 맞아 북한은 올해를 ‘조중우호친선의 해’로 선포했고 연초에는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크게 노력했다. 그렇지만 올 여름을 지나면서 북한이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는 여러 군사 도발을 강화하고, 그럼으로써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 즉 중국의 주변 지역으로 대거 유입되어 중국의 안보에 위협을 초래했기 때문에 중국은 북한과 거리 두기를 했다. 또 북러 관계가 긴밀해지면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약화된 측면도 있다.

올해 여름 이후에 들어서면서는 2018년 6월에 김정은이 중국 다롄을 방문했을 때 북중 양국의 정상회담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동판을 중국이 제거할 정도로 북중 관계가 크게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중 관계 복원 시도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 동맹에 많은 공을 들였다. 중국으로서는 한국이 미국, 일본과 손을 잡고 중국을 포위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고, 여기에 맞서 중국은 러시아와의 안보 협력과 북한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는 정책을 취했다. 한국과 중국의 이와 같은 정책이 양국 관계를 후퇴시키는 데 영향을 주기도 했다. 

그런데 올 10월 이후에는 리창 총리가 서울을 방문해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도 했다. 여기에서 주한 중국 대사의 지위 격상,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정책 시행 등 한중 관계를 복원시키기 위한 많은 협의가 있었다. 이번 리마 정상회담(2024. 11. 15.~16.) 때에도 한중 양국 정상은 한반도 정세 완화 및 평화 유지에 서로 협력하자는 데 합의했다.

 

남기정 ‘일본 : 2024년 평가와 전망’

2024년에서 2025년은 이 지역의 국제 질서의 전개에 굉장히 중요한 시기로, 한미일 관계가 완전히 리셋되는 상황이 될 것 같다. 

탄핵 정국을 벗어나면, 한국에서도 새로운 정부가 탄생하게 될 것이고 몇 가지 굉장히 중요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한일 관계도 그중에 하나가 될 것 같다. 또 남북 관계도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대북 외교나 한일 관계를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현재 일본이 어떤 상황인지를 검토해 두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2024년 일본정치: 이시바 내각의 탄생

2024년 올해 일본 정치는 한마디로 ‘이시바 내각의 탄생’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지난 여름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기시다가 불출마를 표명했고, 국회에서 수상 지명 선거가 있어서 102대 수상으로 이시바가 선출이 되었다. 그러나 바로 한 달 만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다시 실시했다. 자민당과 공명당이 예상보다 훨씬 표를 못 얻어 과반 획득을 실패한 상황으로, 이시바 내각은 지금 굉장히 불안한 기반 위에 있다. 

2025년 7월에 참의원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내년 3,4월쯤 예산안이 처리 되면, ‘이시바의 얼굴로 과연 자민당이 싸울 수 있겠느냐’ 하는 얘기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자민당 내에서도 그렇고 야당에서도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 ‘대안이 없다’고 말하는 상황이어서 굉장히 지지 기반은 약하지만 이시바 총리가 유임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자민당 안에서는 총재 선거에서 하야시 등이 후보로 나오고 있다. 현재 다카이치(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대신)라는 이른바 매파(강경파)로 갈 가능성은 좀 적은 상황이고 이시바, 하야시 등 온건파들이 다음에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시바의 외교안보정책 : 미일관계

우선 미일 관계에서 이시바가 ‘미일 동맹의 대칭화’를 주장했다. ‘미일 동맹이 대칭적이지 못하다. 평등하지 못하다’라는 비판의 선봉에 서 왔던 사람이기 때문에 미일 관계를 대칭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일 동맹 이외의 수단으로 일본의 안보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아시아판 나토’를 주장해 왔는데 이것은 미일 관계를 크게 흔들 것으로 미국이 벌써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지지 기반이 없는 지금 상황에서는 서랍 안에 넣어놓고 당분간 꺼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시바의 외교안보정책 : 중일관계

중일 관계는 다소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 아베 노선에서의 탈피를 모색하는 상황인데, 특히 일본의 게이단렌(經團連, 일본경제단체연합회), 재계 쪽에서도 요망이 있어서 국민적인 지지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면서 군사력뿐만이 아니라 결국 외교력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이시바의 외교안보정책 : 러일관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일본의 모든 정책 결정자와 연구자를 포함해 일본 국민들 모두가 강박관념처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오늘의 우크라이나는 내일의 타이완이다’ 라는 담론이다. 그러나 이시바는 그런 언설은 좀 안일하다고 비판해왔다. 일본 안에서 굉장히 소수파였고 비판을 많이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시바는 ‘보수 정치가 이시바 시게루’라는 책 안에도 같은 얘기를 하면서 변화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된 이후에 일본 외교의 다각적인 전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시바의 외교안보정책 : 한일관계

한일 관계는 과거사 문제에서 일정한 배려가 보이긴 한다. 과거의 아베와는 달리 “식민지 시기에 일본의 강압적인 지배가 한국 국민들에게 준 상처에 대해서 일본이 성찰해야 한다.”라는 말은 하고 있다. 그렇다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나 강제 동원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서 우리가 요구하는 수준의 대응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시바를 포함한 일본의 모든 정치인들, 특히 자민당 쪽에서는 이 과거와 관련한 문제는 ‘1965년 청구권 협정에서 모든 게 끝났다’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역사에 대해 성찰하는 발언과 현실 정책 사이의 괴리가 한일 관계를 어렵게 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에 사도광산(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강제노역했던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의 금광)에서도 그것이 극명하게 드러난 것 같다.

(2024. 11. 24. 사도광산 조선인 강제노동 피해자를 위해 열린 추도식에 한국 정부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대표 참석자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전력이 있는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을 보낸 데다 추도식 명칭에서 추모 대상을 빼고 ‘사도광산 추도식’으로 하였으며 강제징용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도 생략한 채 진행되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추도식은 일본이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투표권을 쥔 한국에 약속한 것이지만 막상 추도식 초청 대상인 한국 유가족의 참석 비용을 한국 외교부가 부담하게 하고 추도사에서도 노역의 강제성을 언급하지 않는 등 논란이 되었다.)

이시바의 외교안보정책 : 북일관계

한편으로 일본이 안보 분야에서는 ‘한일’ 관계에 올인했던 것에서 조금 변화할 가능성도 보인다. 이시바가 ‘북일’ 관계에서 가장 극명하게 아베 노선으로부터의 변화를 추구하려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는 기자회견에서 북일 상호 연락사무소 개설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에 더해 당내와 내각에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에 적극적인 사람들을 배치했다. 

이것은 그동안 일본 정치에서 보기 힘들었던 배치여서, 상황이 무르익으면 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내년 7월 참의원 선거 전까지 국내 정치나 외교에서 아무런 성과가 없을 경우 이시바는 단명 정권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어딘가에서 성과를 내려고 했을 때, ‘북일 국교, 북일 정상회담’이 이시바에게 하나의 인센티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당선과 일본

또 하나는 이시바의 등장과 동시에 미국에서 트럼프의 당선이 있었기 때문에 미일 관계 자체가 상당히 큰 변화의 계기를 맞이했다. 이에 대한 일본 내 여론은 크게 네 개의 유형으로 나타난다.

  1. 반전 평화론자 - 기대하면서 탈패권 변혁을 시도 
  2. 국가주의자 - 환영하면서 탈동맹 패권을 추구
  3. 네오콘 - 당황하면서 패권 계승을 추구
  4. 글로벌리스트 - 우려하면서 동맹 재편을 시도

1, 2는 유튜브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수면 아래의 여론이라면, 3, 4가 제도권에서 나오는 목소리들인데, 반전 평화론자나 국가주의자들이 정책 결정에서 큰 역할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3, 4의 입장에서 대미 외교가 정리돼 나갈 것이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일본 안에서 이른바 ‘글로벌리스트’라고 불리는 사람들,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일 관계를 우려하면서도 동맹 재편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최근 한국에서 관리하기 어려운 상황을 동시에 맞이하면서 굉장히 당혹스러워하는 것 같다.

미일 동맹이 트럼프로 인해서 변화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에는 한·미·일·인도·호주를 동원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국도 관리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게 되면 이쪽 사람들도 또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의 트럼프 시대 준비

일본은 트럼프 시대를 일찍부터 준비한 흔적이 보인다. 2016년에 실패했던 경험에서 학습한 것 같다. 작년 10월에 기시다 전 수상이 주도해서 주미, 주러, 주중 대사를 동시에 교체했다. 여러 우연적인 요소가 없지 않지만 이렇게 핵심 주요국, 강대국의 대사를 일거에 바꾸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등장을 예상하고 대비 차원에서 나온 인사인 것 같다. 

일본은 나름대로 제국의 질서에서 베스트팔렌 체제(각 국가가 자국 영토에 대한 배타적인 주권을 갖는다는 국제법의 원칙)로의 변화에 적응하려고 하는 것 같다. 국경이 다시 강화되고, 주권이 국제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는 체제로 변화하는데 거기에 일본은 상당히 이른 시기부터 적응하려고 준비를 해 왔던 것 같다.

일본은 스스로 ‘더블 바인드 외교(일본이 가치의 측면보다는 이익의 관점에서 중국, 러시아, 미얀마 등 권위주의 국가와도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는 외교 방식)’라고 명명했다. 이것은 말장난이 아니다. 제가 ‘양절 외교’에서 ‘양철 외교’라고 이름 붙였는데 이 점 하나의 차이가 굉장히 크다. ‘양절 외교’는 유길준의 서유견문에 나온 ‘양절 체제(1880년대 조선은 겉으로 독립된 나라임을 표방하고 서양열강과 대등하게 국제조약을 맺었지만, 뒤로는 ‘종주국’임을 자처했던 청나라의 ‘보호국’으로서 ‘조공·책봉체제’를 병존시켰다. 유길준은 서유견문록에서 이 과도기를 ‘양절체제’라고 이름 붙였다)’에서 따왔다. 그러니까 19세기에 중국 중심의 천하 질서와 국제법 질서가 겹치는 국제 상황에서 조선인의 지식인들이 굉장히 고민했던 상황이 지금 다시 전개 되고 있는데 일본은 ‘양철 외교’, 즉 양쪽을 다 철해서 잡겠다는 것이다. 그 무대를 글로벌 사우스로 정해서 나오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러한 변화에 우리는 굉장히 둔감해서, 전혀 준비하지 못하고 있었던 반면에, 일본은 상당한 정도로 소위 ‘밑밥을 깔아놓고’ 있었다. 트럼프 선거 캠프에서 ‘아젠다47: 프리벤팅 월드 워 3(Agenda 47: Preventing World War III)’가 발표된 것이 3월 16일이었다. 이 날은 한국과 일본이 정상회담을 했던 날이다.

거기에서 트럼프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운다는 명목으로 미국인들을 끝없는 전쟁으로 몰아세우는 워싱턴의 네오콘 글로벌리스트들, 엘리트들을 해체하는 게 나의 목표다.”라고 했는데, 일본은 그 의미를 우리보다 일찍 깨달은 느낌이다. 

2023년 5월 히로시마 G7에서 한국이 한미일 삼각협력 작동에 고무되어 있을 무렵, 일본에서 나오는 문건들을 보면 그때부터 글로벌 사우스 외교로의 전환을 의식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도 일본 쪽에서 그런 얘기들은 조금씩 나오고 있었고 결정적으로는 작년 9월에 유엔 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수상이 하루 차이로 연설을 했는데, 윤 대통령의 연설이 ‘자유를 위한 세계적인 이 전선에서 투사가 되겠다’는 느낌이었던 것에 비해 기시다 총리의 연설은 지금 와서 읽어보면 “지금 이데올로기나 가치관으로 세계가 양분되어 있는 게 문제다. 그러니까 가치관 얘기 안하겠다”면서 “글로벌 사우스의 문제를 푸는 데 일본이 앞장서 나가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또 주러 대사 무토 아키라는 완전한 일본 외무성 러시아 스쿨(외교관 중 이른바 ‘러시아 라인, 러시아에 관한 전문성을 갖춘 그룹’을 의미함)의 에이스이다. 짤막한 시간이긴 하지만 푸틴과 일 대 일로 대화를 나누고 유창한 러시아어로 기자회견을 하면서 “지금 이 상황이 정리가 되면 러시아와 일본은 바로 마주 앉아서 평화 조약을 위한 협상을 할 수 있다” 그런 얘기도 하는 사람이다. 여기서 ‘이 상황이 정리되면’이라는 표현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다면’이라는 뜻이다.

야마다 주미 대사는 트럼프 1기에 일본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심의관을 했던 사람이다. 당시 일본 NSC 국장이 야치 쇼타로인데, 아마 볼턴 회고록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일본 사람일 것이다. 우리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행할 바로 그 당시에 야치 쇼타로가 열심히 워싱턴을 휘젓고 다니면서 ‘경계해라, 조심해라, 김정은 조심해라’ 이런 얘기들을 하고 다녔는데 야마다는 그 실무를 담당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이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해 봐야 한다.

주중 대사 가나스기 켄지는 사실 한국 전문가이다. 한국 전문가가 주중 대사로 가 있는 것이다. 이 사람은 6자회담 수석대표를 역임했던 사람이기도 하고 한국 전문가이기 때문에 북한 핵 미사일 문제에 정통하다. 2019년 북미 정상회의를 했을 때 싱가포르와 베트남 하노이 현지에서 정보 수집을 총괄했던 사람이다.

다극화 시대, 일본의 더블바인드 외교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은 다극화 시대를 한편으로 예측하면서 거기에 더블 바인드 외교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인데 러시아 입장에서 일본은 굉장히 교활한 정권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일본은 그러한 평가를 ‘굉장히 좋은 일이다. 외교적으로는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라고 자평한다. 일본 스스로 ‘러시아는 일본을 교활하게 보면서 일본이 자국 이익만을 추구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거래가 가능한 나라로 생각한다’ 라고 얘기한다.

과연 우리는 거기에 어느 정도 대비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일본을 상대로 하는 외교는 물론 국제사회의 새로운 외교를 하루 빨리 준비해야 한다. 한일 관계 개선, 한미일 안보 협력에 올인했던 외교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동용승 ‘북한 : 2024년 정리와 2025년의 전망’

남북관계 : 대립의 심화

우선 남북 관계는 대립이 격화되었다. 2024년에 남북한 모두에게 큰일이 일어났다. 연초에 김정은이 ‘2국가론’을 얘기하면서 “적대적인 국가 관계”라고 해서 남쪽에서도 깜짝 놀랐지만 북쪽에서는 심하게 표현하면 속칭 뒤집어졌을 것이다.

왜냐하면 1948년부터 최근까지 북한은 통일이라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이자 북한 주민들을 결집시키는 아주 중요한 어젠다였다. 그런데 이것을 하루아침에 바꿔야 했던 것이다. 그걸 2023년 12월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얘기를 했고 2024년에 본격적으로 실질적인 활동들을 보였다. 왜 그랬는지는 모른다. 김정은이 “남한과 일을 해보니 진보건 보수건 믿을 수가 없다. 우리는 적대관계다”라고 한 말 이외에는 없다.

여러 가지 정황들로 볼 때, 그동안 남북 관계를 진전해 오며 여러 가지 변화들 속에서 남쪽으로부터 북한 사회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사실상 위험 수위까지 올라온 상태가 아닌가 추정해 볼 수 있다.

한편 남쪽에서는 헌법을 준수해서 통일 독트린이라는 것까지 나왔는데 12월에 남쪽에서도 대형 사고가 났다. 도저히 예측할 수 없다. 양쪽 다 일종의 데자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북쪽에서는 김정은이 그렇게 얘기하는 것에 대해 아무도 토를 달 수 없는 구조이다. 남쪽도 역시 마찬가지로 결국에는 그렇게 된 게 아닌가 싶다. 

‘종북 좌파 척결’, ‘최대의 압박을 통한 북한의 항복’이 윤석열 정부 대북 정책의 기본이었다고 본다면, 남북 관계는 상당 기간 지금과 같은 구조로 갈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

정치군사 : 왕조화 작업, 핵 무력 강화

정치 군사 분야 쪽에서 북한은 일반적인 틀로는 해석을 할 수가 없는 곳이다. 그 이유는 지구상에서 정권이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다. 세습되어 왔고, 김정은 정권이 지금 10년이 넘었다. 결국 중세시대의 현상들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데 북한의 경우 ‘왕조화 작업’이라는 게 지속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군사적으로는 ‘핵무력 강화’ 역시 지속되고 있다. 

특히 2017년 11월 무렵 “핵무력을 완성했다.”라고 얘기를 했으니 핵무력 자체보다는 이제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과시하는 데에 집중했다. 좀 특이한 점은 영변 이외의 지역인 농축 우라늄 시설을 공개했다는 점이다. 김정은이 지시한 바 있듯, ‘잠수함 개발’에 집중하고 있기도 하다. 핵추진 잠수함 아니겠나 하는 분석들도 있다. 

저는 조만간 북한이 ‘왕조화 작업’을 북한 헌법에 규정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작은 단초라면 김정은의 딸 김주애를 활용한다든지, 김여정이 개별 담화를 시작했다든지 특별한 직책 없이 직책을 자꾸 바꾸는 것도 있다.

또 김정일 시대에는 없었던 내각 총리, 군 총정치국장, 총참모장, 또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이런 인물들이 개별적인 현지 지도 활동을 하는 게 노동신문에 보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역할 분담의 상위 개념으로 김정은이 위에 올라가게 되고 결국에는 왕조화를 제도화하는 것 아닌가 분석하고 있다. 

대외관계 : 친러-반중

대외관계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미중, 북중 관계가 소원해진 시점이 언제인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당 창건일(1945년 10월 10일. 2024년은 창건 79년)인 10월 경 러시아와 중국 대표단이 평양을 동시에 방문했을 때 중국 대표단이 훨씬 고위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럽게 김정은이 러시아 대표단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면서 급작스럽게 친러, 그리고 약간의 반중 쪽으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때를 전후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 전투군이 파병된 정황, 또 러시아와의 군사 우호 조약 강화 등이 급진전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전에 북중 관계를 보면 사실상 코로나 시기에 국경이 폐쇄된 이후에 북한이 먼저 국경을 열었지만, 중국이 공식적으로 북한 사람들의 체류 비자를 내주지 않기 시작했다. 이것은 중국 정부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의 틀을 지킨다는 의미이다. 북한과의 공식적인 무역에서도 여전히 중국은 국제 제재의 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북중 관계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도 볼 수 있다. 현재 중국에 북한 노동자들이 많이 안 나와 있다고 생각들 하지만 실은 많이 나와 있다. 다만 지역이 한정되어 있다. 중앙이나 눈에 띄는 지역은 안 간다. 이들이 체류 비자를 갖고 나오지도 않는다.
북한과 중국 간에는 접경 지역에서 한 달 정도 체류할 수 있게 하는 도강 협정이 있기 때문에 무비자로 오는 방법이 있다. 코로나 시기나 국경이 막 개방된 이후에는 북한 근로자들이 안 보이지만 지금은 예를 들어 연변 등지의 어디를 가든 조그마한 식당까지 북한 근로자들이 들어가 있는 걸 볼 수 있다.

이것은 일종의 경제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중국 자체 임금이 많이 오르다 보니 저임금 노동력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경쟁의 고도화 속에서 북한 노동자들만큼 싼 인력을 구할 수가 없다. 즉 중국의 시장에서는 북한의 노동자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기존에 형성되어 있던 북한과 중국 간의 끈끈한 바닥의 루트에서 현재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을 이해한다면 북한 경제가 저렇게 다 막혀 있는데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것도 일부 이해할 수 있다.

반면에 북러 간에 북한이 군사 물자와 인력을 지원하니까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아서 좋아질 것이라든지 또 그런 걸 노리고 갔다는 분석들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들어간 물자가 무엇인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보면 그동안 북한과 러시아 간에는 경제적 교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 않다.

무언가 들어가려면 도로도 있어야 하고 항만도 있어야 하고 돈을 움직이게 하는 사람들의 교류도 있어야 한다. 밑에서부터 흐르는 교류들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북한과 러시아 간에는 아직 그것이 제대로 안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러시아에서 아무리 많은 것을 북한에 주려고 해도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작을 수밖에 없다.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물자가 아니라 돈이다. 파병된 북한군이 임금을 가져가게 되는데 이것이 과연 어떤 형태로 북한에 작용할 것인지, 들어간 돈이 바로 러시아에서 물건 사 오는 데 쓰일 것인지 아니면 다른 어디에 쓰일 것인지를 알 수 없다. 아마도 그 돈으로 중국 쪽에서 물자를 구입하는 데에 많이 사용되지 않을까 추정하고 있다.

대외관계 : 트럼프2.0에 대한 기대

트럼프 2기에 대한 북한의 기대는 대단히 크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보여주는 사례를 보면, 북한이 미 대선 전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에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첫 번째 의도는 미국의 관심 끌기이다.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두 번째는 강선 지역에 소재하는 걸로 추정되는 고농축 우라늄 시설을 뜬금없이 공개했는데 그 까닭을 보면, 하노이 회담 때 트럼프가 영변+a를 요구했는데 그 ‘+a’를 공개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그리고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에 김정은이 군부대를 방문해서 연설할 때 ‘대타협’을 암시했는데 이는 미국과의 대타협이고, 현재 북한이 하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은 미국과의 장기전에 대비하는 차원의 전략이다. 그러다 보니 아마도 트럼프 2기 정부에서는 예를 들어 핵군축과 제재, 해제를 들고 협상에 임하지 않을까 예상하는데, 아마도 북한 특성상 먼저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연락이 오거나 메시지가 오거나 트럼프 캠프에서 타진을 하면, 북한과 미국 간에 그것을 연결하는 에이전트들이 아주 활발하게 활동을 하면서 뭔가를 좀 만들어보고자 하는 노력들이 생긴다. 그런 것들이 이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을까 추정하고 있다.

경제 : 심각한 침체

경제 문제는 심각하다. 이 와중에 현실을 무시한 저전시성 동원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20×10’정책이다. 요지는 20개 지방에 10년 동안 산업시설을 넣는다는 것인데 외부로부터 북한 경제에 수혈이 들어가지 않는 한,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원이 고갈돼 있는 상태에서 이런 무리한 정책을 집중적으로 펴게 된다면 그 부담은 전부 주민들한테 갈 수밖에 없고 결과론적으로 부실할 수밖에 없다.

또 북한 경제는 지금 ‘시장’을 중심으로 해서 돌아가고 있는데 이 시장에서 이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대체로 환율이 급등하는 사례가 별로 없었는데 불과 한 두 달 사이 달러당 2만 북한원(KPW)을 훨씬 상회하기 시작했다. 왜 급등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달러와 연동된 북한 시장 가격도 역시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 수요가 상당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 10여 년 동안 북한에 새로이 상인 계층이 나타나고 있고 이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이 계층들이 붕괴되기 시작하는 상황이다.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주요 수단이었던 시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사회 : 억눌린 불만 누증

북한 내부의 봉기 형식으로 나타나기는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북한 주민들의 억눌린 불만이 상당히 누증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예전에는 전혀 얘기하지 않았던 계층들이 여러 가지 루트에서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준다.

2025년의 북한 전망

북한에 미치는 변수는 크게 세 가지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충돌, 미북 관계 이 세 가지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북한의 2025년도의 향방이 결정될 것 같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자력갱생을 통한 정면 돌파’와 ‘적대적 국가 관계’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2부 : 토론 및 질의응답 

12.3 비상 계엄 직후 미국, 중국, 일본, 북한의 반응은?

미국 - 민정훈

미국은 많이 놀란 모습이다. 한미 당국 간의 소통이 없었다는 부분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불편함을 표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여전히 민주주의의 보루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국내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과거와 다르게 미국이 한국의 국내 정치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많이 감소했기 때문에 크게 미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때문에 언론에서 미국 정부 차원의 발언이 과거보다 좀 더 강하게 나오지 않나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오는 시점에서 외교상 다소 차질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
외교 당국도 그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러기 위해서 국내 정치적인 어려움이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중국 - 신상진

내정 불간섭 원칙은 1950년대부터 중국 외교의 핵심 원칙 중 하나다. 그래서 한국에서 계엄 사태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으로는 다른 나라의 내부 문제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내심으로는 미일과의 동맹을 통해 중국을 포위하는 최전선에 서있던 윤석열 정부가 위기에 처했고, 또 물러날 가능성이 많은 상황에서 중국은 내년도에 한국에서 진보 정권이 들어서게 될 가능성에 대하여 기대를 갖고 있는 것 같다. 

과거 트럼프 1기 때 북미 정상회담 실무 총책을 맡았던 알렉스 웡(Alex Wong, 전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홍콩 출신)이 이번 2기 행정부의 NSC 수석 부보좌관으로 임명됐다. 이 사람이 평소에 “북한을 중국과 떼어내야 한다. 이간시켜야 한다. 그래서 중국을 포위해야 된다”는 견해를 많이 밝혀 왔다.

그런 차원에서 볼 때 중국은 한편으로 한국에 새로 집권할 정부와 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고 기대를 많이 가질 수 있다. 또 한편에서는 미국의 대북한 정책에 대응해서 북한이 가지는 전략적인 가치를 작년이나 올해보다는 더 크게 볼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남북한에 대한 중국의 공세 외교가 더 강화되고 소원화된 북중 관계가 다시 정상 궤도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면 그것도 북중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도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공세 외교가 예상된다. 

일본 - 남기정

일본은 좀 당혹스러워 하는 것 같다. 한일 관계 개선에 열심이었고 한미일 이른바 자유주의 진영에서 함께할 파트너라고 생각했던 윤 대통령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 보이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공식적인 멘트를 굉장히 조심하고 있는데, “타국의 내정에 대해서 언급을 삼가겠다.” 이런 얘기가 공식적으로 나온다. 그렇긴 하지만 일본이 그동안 미얀마 사태라든지 다른 쿠데타라든지 이런 사태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해 왔던 것에 비추어보면 ‘내정 불간섭’이라는 표현 뒤에 숨어서 일본의 속내를 감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식적인 그런 멘트 뒤에 꼭 따라 붙는 얘기는 “한일 관계나 한미일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 강화시켜 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 거기에 대해서 인식의 일치를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런 것들이다. 

한편으로 미디어 보도를 보면 사상의 스펙트럼과 무관하게 ‘반일 정권의 탄생 가능성’이라는 것에 대한 얘기가 꼭 나오고 일부는 ‘경계해야 된다’ 이런 얘기들이 나온다. 더 나아가서 유튜브를 보면 스펙트럼이 더 커지는데, 이른바 ‘혐한 반북 역사 부정론’을 가감 없이 숨김없이 보여주었던 극우 유튜버들이 하는 얘기를 보면 ‘그나마 한국이 윤석열 대통령으로 바뀌면서 기대를 걸어봤는데 무지몽매한 국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내리면서 이제 한국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암흑의 역사로 들어간다’ 이런 얘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 약간 새로운 변화가 있다. 한국 현지에서 영상을 보내주면서 객관적으로 보려는 시도들이 있었는데 과거에는 거기에도 역시 비난하는 댓글들이 많이 달렸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굉장히 고맙다. 이렇게 제대로 소식을 전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한국 상황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고민하게 되었다”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제 저와 몇몇 사람이 중심이 돼서 한일 관계와 일본학 연구자들의 시국 선언을 발표했다. 발표한 이유는, 일본에서 ‘탄핵=반일’의 프레임이 버젓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자는 의미이다. 물론 한국에서 시작했지만 소식을 듣고 재일 코리안, 일본 연구자들도 많이 들어왔다. 이런 것들이 한일 관계에 약간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변화 가능성이다.

북한 - 동용승

아마 북한이 제일 놀랐을 것이다. 12월 11일, 8일 만에 노동신문에 자세하게 기사를 냈고 ‘윤석열 괴뢰’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신랄하게 비판을 했다. 여기에서도 역시 ‘한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적대 국가’ 프레임은 유지한 것 같다. 

아마 ‘남쪽에서 북을 공격하려고 하지 않았을까’라는 것에 대해 상당히 놀라지 않았을까 싶다. 북한 공격을 위한 준비로서 이러한 일들이 벌어졌을 것이라는 걸 아마 가장 먼저 생각했을 것이다. 북한은 자기중심적 사고가 강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괌에 있는 미국 미사일 기지의 모든 미사일은 북한을 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북한이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수도 있겠지만, 그게 좀 과도하다.
그래서 8일이라는 시간 동안 아마 북한의 분석가들은 굉장히 바쁘게 고민했을 것이다. 분석 결과, ‘아, 이거는 전쟁하려고 했던 건 아니구나’라고 기본적으로 판단했을 것이고, 그러면서 여기에 대한 입장이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북한이 이렇게 놀라게 되면 약간의 변화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94년 미국에서 ‘북한의 핵 시설에 대한 외과 수술적 공격을 결정했다’라고 전달받고 당시 김일성이 사망 직전에 남북 정상회담 합의를 했다. ‘전쟁은 막아야 되겠다’ 그런 입장이었을 것이다. 

또 2017년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미 공군 공격 편대가 북한의 원산 지역까지 들어간 적이 있다. 당시에 방미 중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기로 했다’라는 말을 했다는 설이 있다. 그런데 이후 남북 대화, 미북 정상회담이 나왔다. 

이와 마찬가지로 북한은 이번에도 남북 관계는 몰라도 미국과의 관계에서 조금 더 적극성을 보일 가능성은 있다. 다만 남북 관계는 여전히 좀 냉각된 상태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질문1 

전쟁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일으키는 것이라면 우리나라에 전쟁이 일어났을 때 북, 중, 일, 러에 무슨 이익이 있는가, 과연 이익이 있긴 할 것인가, 있다고 해도 우리나라와 북한이 과연 가만히 있을 것인가, 결국 ‘전쟁의 위험이 과연 있나?’ 궁금하다. 

두 번째는 남북 간 대화와 경제협력이 단순히 우리나라랑 북한 둘만 합의하면 되는 문제인 건지 아니면 주변의 나라들이 방해를 하기 때문에 잘 안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질문2

북핵문제에 대해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북한이 어떤 의견 차를 가지고 있는지, 북한이 지금처럼 핵 무력을 강화하려고 했을 때 미국이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이후에 북한이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지, 북한이 적대적 2국가론을 얘기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 어떤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지?

 

기타 질문

  • 트럼프의 노벨 평화상 수상 가능성이 높은가
  • 핵군축 가능성, 북핵 동결, 대북 제재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가 
  • 트럼프 때 미중 대결 위기가 가속화될 것 같은데 중국 경제의 심각성 어떻게 봐야 되는가- 
  • 이번 계엄 탄핵사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 러우 전쟁 이후에 러시아가 북방 4개 도서 반환 등을 일본에 파격적으로 제안할 가능성
  • 트럼프 2기를 준비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응 방향 

 

동용승

전쟁이 가능한가에 대한 답은 드리기 어렵다. 다만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답을 드려보겠다. 그간 북한이 미국이나 일본과의 관계를 진전시킬 때 한국의 역할이 굉장히 컸다. 구조적으로 보면 북한이 미국이나 일본과 직접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틀이 없었기 때문에 예전부터 남북 관계를 통해 미국이나 일본과 연결되어 왔다. 그런데 현재는 남북관계가 단절되어 있으니까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이 크게 없다. 

한국이 미국이나 주변국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보이느냐에 따라서 주변국들이 움직일 수 있다. 북한을 압박하는 쪽에 초점을 둘 것이냐, 아니면 화해와 평화 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다시 나올 수 있게 하느냐는 한국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 입장이 이렇기 때문에 북한을 직접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국에서 해줬으면 좋겠다’는 쪽으로 노력을 많이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북핵 동결과 대북 제재 가능성은 좀 어렵다고 본다. 왜냐하면 트럼프 입장에서 과연 북핵 동결 수준으로 만족할 수 있을까 싶기 때문이다.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해 주는 것은 미국입장에서 굉장히 큰 혜택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동결이나 군축은 북한의 핵 보유를 실질적으로 인정 하는 것을 기반으로 시작하는데 그렇게 될 경우 주변국들부터 시작해서 전 세계 핵 질서를 유지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어렵다고 생각한다.

남기정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가, 주변 국가들에게 도대체 무슨 이익이 있는가라는 질문이었다. 국가 간 전쟁을 할 때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전쟁을 연구한 사람들, 특히 투키디데스(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기원전 5세기 경 아테나와 스파르타의 긴 전쟁을 기록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저술)는 “전쟁은 이익과 명예와 두려움 때문에 일어난다”고 했다. 이 중 어느 하나 때문만은 아니고 복합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두려움은 생존에 대한 위협이 있을 때 선제적으로 반응을 한다거나 하는 것이다. 

특히 이 지역에서 이익의 충돌이 있어서 누군가의 어떤 행동을 막지 않으면 나에게 손해가 올 수 있다는 고려를 할 때, 우리가 지정학적으로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그러한 이익들을 조율하고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조정을 해나가야 한다.

그런데 19세기에도 그랬지만 우리는 그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저쪽에 붙었다가 이쪽에 붙었다가 하는 바람에 주변 국가들로 하여금 오히려 더 경계심을 갖게 했다. 예컨대 우크라이나 같은 경우도 그렇다. 그런 점에서 우리도 굉장히 전략적인 유연성을 가지고 어느 한쪽의 이익에 봉사하거나 기여하지 않는 고도의 외교술을 구사해야 한다. 19세기에는 우리가 그만한 국력을 갖지 못해서 어려웠지만 지금 우리나라 정도면 이른바 ‘중견국’이라고들 한다. 전략적인 유연성을 가지고 외교하는 능력이 있다. 그러니까 우리가 너무 19세기의 이미지에 갇혀 있을 필요는 없다. 어느 쪽에 딱 붙어가는 그러한 외교가 오히려 상대방에서 봤을 때는 공격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다음 질문으로 북방 4개 도서 반환(일본 훗카이도와 러시아 캄차카 반도를 잇는 남쿠릴열도 4개 섬과 군도(이투루프섬, 쿠나시르섬, 시코탄섬, 하보마이 군도)에 대한 일본과 러시아간 영토분쟁)은 러시아의 기본 입장은 아닌 것 같다. 러시아 쪽의 입장은 일소 공동 성명(1956.9)에 입각해서 러일 관계를 개선해 나가겠다거나 평화조약을 맺겠다는 것이다.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순간 일본 쪽에 가까운 하보마이와 시코탄에 대해서는 일본에 귀속됨을 인정하고, 나머지 2개에 대해서는 평화조약을 체결한 이후에 협의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일본과의 대화의 출발점으로 생각하고 있을 수 있다.

아마 러시아는 유럽 전선이 안정된다면 바로 그러한 움직임을 보일 텐데, 지금 시리아 문제도 있어서 바로 외교의 중심을 동아시아로 가져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편 일본은 계속 그렇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사할린 1, 2(사할린섬 동북부 연안에 묻힌 원유와 액화천연가스를 개발하기 위해 러시아 정부가 일본 등 외국 자본을 도입하여 추진한 프로젝트)’라는 에너지 협력 프로젝트가 있는데 일본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하는 상황에서도 ‘에너지와 외교는 별도’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프로젝트를 유지했다. 러시아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는 계속해 오고 있었으며, 그런 상황도 올 수 있다고 본다. 

신상진

경제 전문가는 아니지만 중국 경제 문제에 대한 생각을 말씀드리겠다. 외부에서 중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분명하다. 코로나 이전, 그러니까 약 2022년까지는 중국 경제가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갔다. 그런데 2023년부터 부동산이 무너지고 비구이위엔(碧桂园) 사태(홍콩에 상장된 중국 부동산 기업.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간 중국 부동산 매출 1위를 했으나 2023년 달러 표시 채권에 대해 이자지급을 하지 못하는 등 큰 경영난에 시달렸다) 등으로 중국 경제의 취약성이 드러났고 GDP 성장세도 둔화되었다. 그런 측면에서 ‘더 이상 고도 성장을 하기가 어렵다’는 평가가 많아지고 있다. 

한편 중국 경제에 대해 우리가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도 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제일 호황이라고 볼 수 있는 미국 GDP 성장세가 약 2%대 후반인데 중국은 아직도 5%대에 이르는 성장을 여전히 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전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동력으로 여전히 작용하고 있음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한국의 대외 교역에서 중국과 홍콩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약 24%에 달한다. 미국과 EU 시장이 우리 한국 경제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4% 대 후반이니까, 중국 시장이 미국과 EU를 합친 규모하고 비슷한 것이다. 

트럼프 집권 2기에 들어서서 미중 경제 디커플링 정책을 더 강화할 가능성이 있는데 윤석열 정부 때처럼 일방적으로 중국 시장을 경시하는 정책은 국익에 바람직하지 않다. 여전히 한국 경제에 있어서 중국 경제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동안 삼성의 반도체 수출에서도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5%에 달했다. 미국이 한국에도 중국과의 첨단 반도체 거래를 중단하라고 압박하고 있는데 삼성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요한 요인 중에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민정훈

일단 트럼프의 노벨 평화상 수상 가능성은 꽤 있다. 어쨌든 2개의 전쟁에 대해서 출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굉장히 공헌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북한 문제에도 대화를 통해서 관리하는 데 방점을 찍는다면, 북핵 문제의 진전과는 별개 문제로 북미 관계의 교착 상태만 좀 해소되더라도 한반도 긴장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면 3관왕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오바마도 받았는데 트럼프가 왜 안 되겠는가? 그래서 트럼프는 노벨상을 강력하게 노릴 것이라고 본다.

두 번째 핵 군축 문제다. 북미 간 의견은 원래는 미국은 ‘선조치 후보상’ 북한은 ‘선보상 후 조치’였다. 거기서 협상을 통해 조금씩 접점을 찾아갔다. 트럼프 1기는 ‘포괄적 타결’, 비핵화 목표가 무엇인가 명시 하고 거기에 합의 한 다음 동시 병행으로 비핵화 조치를 해나가자는 것이었고 북한은 그걸 싫어했다. 그렇기 때문에 비핵화의 앤드 스테이트(end state, 최종단계)를 얘기하지 않고, 단계적, 동시적으로 하자고 했다. 그래서 하노이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 테니 민생 경제를 어렵게 하는 5개의 제재를 풀어달라”고 제안했는데 합의를 못했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 그거다. 양측이 비핵화 목표에 합의할 수 있을지는 둘째치고 북한이 핵신고와 핵시설 사찰을 정말로 제대로 받을 수 있겠느냐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산 넘어 산이다. 실제로 북핵 협상에 들어가면 정말 지난한 과정이 될 거고 북한이 양보할 가능성은 없기 때문에 미국에 공이 있다. 트럼프가 얼마나 유연하게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쉽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라면 1기 때보다 2기에 힘이 세지고 아무래도 주변 여건이 좋아졌으니까 결단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여기에 희망을 걸어보는 건데, 어떤 형태로 나올지는 두고 봐야 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준비하는 우리의 대응 방향은, 바이든 때는 가치 외교였다면 트럼프 때는 ‘신뢰 외교’로 가는 거다. 한미 동맹은 여전히 미국한테 중요하다. 미국 대통령 하나 바뀌었다고 한국과 일본의 중요성이 하루에 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다. 여전히 중요한 파트너인데, 바이든 때는 가치나 동맹 중시에 방점이 찍혔다면 트럼프는 실리나 경제적 이익에 찍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우리가 부각시키는 포인트를 좀 바꾸는 거다. 이렇게 서로 주고받기를 통해서 윈윈하는 전략을 관련 부처들도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리(조한범) 

세계는 다극화하고 있다. 절대 강자는 없지만 그래도 상대적 강자인 미국이 영향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도처에서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또 무극화다. 혼돈스러운 세상이다. 느슨한 진영 속에 각자 도생의 길을 찾고 있는 느낌이다. 북한도 심지어 일본도 아주 치밀한 느낌을 받았고, 미국도 중국도 심각하게 국가의 미래를 고민하는데 우리는 과연 그랬는지 생각해 본다. 정부만의 문제는 아니다. 여당, 야당 모두 이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좀 해야 한다. 

우리가 압축 성장하면서 분배의 평등과 여러 가지 사회적 정의를 생각했는데 ‘압축적 민주화의 성장통’을 간과했던 것 같다. 지금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본다. 성장통은 지나면 키가 큰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건강성을 확인했다.

또 하나 나쁘지 않은 것은 주변에 열강들이 힘이 셌을 때 우리가 항상 어려웠다. 그런데 지금은 주변의 열강들이 다들 좀 힘이 좀 빠져 있다. 러시아는 많이 힘들 것이고, 중국도 일본도 쉽지 않을 것이다. 트럼피즘은 미국의 비명이다.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면 하나의 찬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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